「3억원만」도와주셨으면...3억이 얼마인지도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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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3공업단지 기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30일 하오 대구에 온 박 대통령은 관광「호텔」에서 마련한 환영「리셉션」에 참석, 2백여명의 지방 유지들과 환담, 특히 눈에 띄는 사람들은 경북출신 국회의원 공천자들로서 마치 선거 「붐」을 이루었으나 박 대통령은 한시간 동안에 걸친 환담의 대부분을 농촌 지도자들과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화제의 초점은 비료값 인하 후의 수급사정, 대여 양곡의 관리문제 등.
그런데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 지방의 여성단체 간부 몇 명은 박 대통령에 『여성회관 건립비를 마련해 달라.』요청했는데 박 대통령은 『지방사업은 도 지사나 시장과 의논해야지 대통령으로서는 한곳에 치중할 수는 없다.』고 점잖게 달랬지만 하도 조르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그래 얼마나 도와주면 되겠느냐.』고 물으니 한 여성 간부는 『한 3억만 도와주면 된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어이가 없는 듯 『시장과 잘 의논을 하라.』고 말하면서 자리를 피했는데 주위에선 『3억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나 하는가.』하며 이마를 찌푸리기도. 【대구=오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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