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역 기피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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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은 징집병들 중 납득할 수 없는 전쟁에 나가 싸우지 않겠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에 빠지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군에 입대하느니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의무병 제도에 반대하는 러시아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대체 복무 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

이 법안은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들은 앞서서 이를 시행해 징집 연령의 남성들을 공익근무 요원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징집 대상자들은 군대에서 2년간 의무 복무를 하는 대신 교도관으로 복무할 수 있다.

병역 거부자들은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징병을 피할 것이라고 말한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 안드레이는 "체첸에서 사람들이 죽어 간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위하여 싸우고 죽어가는지조차 모른다."고 밝혔다.

"적어도 우리는 감옥 안에서 감옥 밖의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다."

체첸 전쟁과 군대내 폭력이 젊은 남성들이 징집을 기피하는 주요 이유다.

군 복무를 피하려는 또 다른 러시아인 세르게이는 "징집 대상자 중 다수는 상급자의 괴롭힘, 즉 자신들에 대한 거친 태도 때문에 군에서 복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군대는 대체로 무질서하다. 그곳에서 특별히 유용한 것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일한 대안은 병역 기피였다. 러시아 남성 5명 중 4명은 여기에 성공한다.

그러나 안드레이와 세르게이는 헌법에 따르면 자신들이 합법적인 대안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군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을 법정에 세웠다.

사실 교도관 일이 그렇게 그럴듯한 것은 아니다.

신입 교도관들은 러시아에서 가장 난폭한 범죄자들의 몸을 수색하고 조사하고 감시한다.

여기서는 재소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없도록 음악이 최대 음량으로 방송된다. 그리고 교도관은 하루에 겨우 2달러를 받는다.

교도 관리 담당자는 신입 교도관들이 여전히 조금 미숙하지만 새로운 인원을 받는 것은 좋다고 말했다.

의회가 징집법을 개정하려는 논의를 벌이고 있는 지금, 러시아군은 병역 기피자들에게 혹독한 형벌을 내리도록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군 복무 거부자들은 병역 기간의 2배인 4년을 근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 복무 대안의 매력을 최대한 떨어뜨리려 한다.

Ryan Chilcote, Russia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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