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도예가 김영숙 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재작년 가을 「아케이드」서 열렸던 조촐한 귀국 도예전을 생각하며 김영숙씨의 초봄을 「노크」했다. 빈틈없이 깔끔한 그릇들이 주던 인상처럼 그의 모습은 해맑고 품위가 있다. 한번쯤 작품전이 더 있을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이천에 흙을 구해 왔으니까 얼음이 풀리는 대로 공장에 나가 제작에 착수한다는 얘기-. 하지만 국내 가마 사정이 불충분하다고 고충을 실토한다. 그렇다고 공장을 가질 자력도 없어 국내실정과 경제적 여건으로 잠잠히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노릇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도예전 에서 보면 색깔이 너무 탁해요. 담백한 맛이 전연 없어요.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 오해가 될 것 같군요.』그리고 도자기가 본래 지니고 있는 「용도」를 무시한 제작이 많다고 지적하며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이조나 고려의 자기를 그대로 본뜨는걸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것을 만들 수 있다는 능력의 우리들 자신이 안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멋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의 작품이 이조백자와 민예품을 기조로 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말이겠다.
세월속에 묻혀버린 민예품을 일으키는게 우리나라 도예를 부흥시키는 큰 과제라는 김 여사는 『옹기점에 현대적인 시설과 지도로 양산을 하게 하는 것』이란다.
도자기 한 개라도 만들기 어렵다는 실정은 모두 알지만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포기」와 같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생활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집념과 야심이 필요하다고 의욕을 보여준다.
김 여사는 일찍 서울공대를 나와 미국「알프레드」요업대학원을 수료하고 귀국전 일본에서도 공부했다. <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