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준씨 북한서 아내와 25일간 합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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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간의 북한 억류 끝에 귀환한 탈북자 유태준(劉泰俊.34)씨가 북한에서 아내와 25일간 합숙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劉씨는 당초 재입국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내를 먼발치서만 봤다"고 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劉씨를 상대로 14일 오후 국정원과 합동심문을 벌인 결과 그가 지난해 5월 북한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기 전에 평양의 초대소에서 부인 崔모씨와 25일간 합숙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아내를 데리고 탈북하기 위해 북한에 갔다는 그가 북한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부인과 상당한 시간을 같이 보냈음이 드러난 것이다.

경찰은 또 劉씨가 북한에서 체포되기 전에 조선족 崔모씨를 통해 부인에게 편지를 전달했던 것도 확인했다.

편지를 받은 부인은 "이 간나 ○○,만날 필요도 없다"면서 즉시 찢어버렸다는 것이다.

또 劉씨가 귀환 이후 공안당국의 조사와 기자회견에서 계속 말을 바꾼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당초 국정원에서 "감옥에서 풀려난 이후 탈북했다"고 진술했던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선 "국가안전보위부 감옥에서 탈출했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劉씨는 "김정일이 감옥에서 풀어줬다고 하면 원수 김정일을 남한 사람들이 위대하게 생각할까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劉씨의 말이 어디까지가 거짓이고 어느 게 진실인지 구별이 잘 안되는 상황"이라며 "일단 劉씨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劉씨의 북한 입국 및 북한내 행적,재탈북 과정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그가 북한의 지령 등을 받고 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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