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책 비판의 선수 말썽꾸러기의 졸업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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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대학교의 걸물(?)이 27일 졸업을 하여 후배들은 물론 교직원까지도 안도의 한숨(?)과함께 섭섭함을 금치 못했다.
법대 법학과를 졸업한 송쌍종(27)군은 가는 곳마다 동료 학생들을 모아놓고 시국관이나 학교당국의 시책비판 등 정치적 강의(?)를 벌이곤 하는가하면 담배는 물론 다방에서도 「코피」나 홍차는 「PX 수입품」이라고 입에도 대지 않았다.
「뼈만 남은 교수」란 별명을 가진 송군은 숭인동 단칸 방에서 동생과 자취를 해 가면서「아르바이트」로 시골에 계신 부모를 돕기도 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구멍가게, 가정교사, 학원강사 등으로 학비를 벌어온 송군은 고생 속에서도 학교 행사에는 꼭 얼굴을 나타내어 큰 소리를 치는가하면 7개의 학생단체를 이끌어 나가면서 사사건건 학교측에 트집을 잡기도 했다.
졸업식장에서도 『신념만이 모든 것을 극복한다』고 기염을 토하는 송군은 학교 당국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하게 된 것에 못내 섭섭한 표정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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