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서 처음 참정권 얻은 비 여성의 사회진출 - 마닐라 고경배 통신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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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시아」각국 여성중에서 맨처음 참정권을 획득한 것은 「필리핀」여성들-. 1934년 외교·경제·군사권 등 특수분야를 제외하고, 미국이 「필리핀」제도에서 자치권을 허용하는 조치를 취한 다음해인 1935년부터 이른바 「커몬웰즈」시대가 시작되자 이때부터 「필리핀」여성들에게도 참정권이 주어진 것-.
현재 「필리핀」공화국에는 많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상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여류변호사들의 활약상은 자못 괄목할 만한 것. 상원에만도 3명의 여성 의원중 「지가」의원과 6명의 여성 하원의원중 「파레뇨」. 과거 「마카파갈」행정부의 상공부차관을 지낸 「데락손」, 이들 모두가 변호사 출신이다.
약 2천8백명의 남자 변호사에 못지 않게 2천2백여명의 여성 변호사가 「선의의 대결」을 하고 있는 「필리핀」의 법조계. 한편 국내외로부터 많은 학위를 받은 여류박사들도 상당수에 달하며 이는 「필리핀」문교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에 크게 힘입은 것. 「필리핀」여성활동의 제일의 「본보기」로서 현 「마르코스」대통령부인을 들고 있다.
그녀는 지난번 대통령선거때 남편을 따라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그녀의 특유한 미모와 아리따운 음성을 자랑하며 「타가로그」(필리핀토착어)로 서정겨운 노래를 불렀던 사실은 「필리핀」국민들의 머리에 아직도 생생하다.
지난번 「마닐라」7개국 정상회담 때에도 그녀의 내조의 활약은 크게 인상적이었으며 남편과 함께 미국을 방문했을때도 「존슨」대통령으로부터 이례적인 대환영을 받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필리핀」의 국민학교와 고등학교엘 가보면 또한 교원의 반수이상이 여성들이고 30여개의 시중 은행에도 만삭이 된 기혼여성들을 비롯 많은 직업 여성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의사·간호원으로서의 해외진출도 현저하며 「포르투갈」주재「필리핀」대사도 여성출신이다. 여하튼 이처럼 「필리핀」여성들은 남자 못지 않게 「두드러진 사회진출」을 하고 있으며 이곳 여성들이 「아시아」의 인접국 일본을 다녀오고서도 많은 화젯거리가 생기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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