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모조리 휴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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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일 구정을 맞은 서울거리는 예년 그대로 한산했다. 관가와 은행 일반 사기업체들은 정상업무를 보고 있지만 백화점을 비롯한 상가는 모조리 문을 닫았다.
이른 아침부터 때때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골목길에 나선 것이나 부모 친척집에 세배 가는 모습들은 역시 구정이 명절임을 실감케 했다. 「크리스머스」나 양력설처럼 통행 금지시간이 해제되거나 「샐러리·맨」들의 휴가는 없었지만 설 기분은 역시 가정 안에 도사리고 있는 듯 조상 전래의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산한 가운데도 성시를 이룬 곳은 역시 극장가. 아침부터 극장마다 표 사는 대열이 장사진을 이루고 이틈에 암표 상인들은 한몫 톡톡히 보려는 듯 날뛰고 있었다.
이중 과세를 없애려는 당국의 끈덕진 노력에도 아랑 곳 없는 듯 서울역을 거쳐간 귀성객마저 해방이후 최고의 기록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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