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사서 - "이제는 '미디어 전문가'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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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 로드리게즈의 사무실에는 '검색엔진'이라고 쓰여있는 명패를 걸고 책상에서 일하는 사서 만화가 그려져 있다.

건스턴 중학교 사서인 로드리게즈는 그 신조어에 대해 매우 흥미있어한다.

"이건 사서들이 항상 해오던 일과 아주 잘 맞아떨어져요"라고 로드리게즈는 말한다.

기술적인 능력과 더 높은 학문적 기준이 요구됨에 따라 사서들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햄릿 이나 고골리 같은 고전문학에서 HTML이나 구글 검색엔진을 다루는 새로운 종류의 교육자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미디어 전문가'라는 새로운 타이틀은 그들에게 첨단 기술이 분위기를 덧입힌다.

도서를 찾는 것 이외에도 건스턴 중학교의 학생들은 온라인 독서 토론회에 참여하며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기도 한다. 학교가 학생들이 웹에 관련된 기본적인 기술에 숙달될 것을 요구하면서, 로드리게즈는 다른 많은 사서들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을 자주 가르치고 있다. 일주일에 세차례 그녀는 방과후에도 학생들이 숙제를 하거나 서적을 검색하고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서관을 열어둔다.

최근 오전에는 6학년 한 학급 학생들이 책들이 높이 쌓인 넓은 도서관에 줄지어 들어가 로드리게즈씨가 학생들의 대체 에너지에 대한 수업 과제를 돕기 위해 구축해 놓은 웹 사이트를 클릭하며 모니터와 씨름하고 있었다.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도서관이 항상 꼭 조용하란 법은 없다." 라고 로드리게즈는 말한다.

도서관 밖으로

학교에서 사서들을 필수적인 존재로 만드는 기술들이 이들을 민간부문에서 더 매력적인 존재로 부각시키고 있다.

"그들은 결국 학교나 도서관을 뛰어넘는 새로운 진로를 찾게된다"고 일리노이 대학 어버너 솀페인 캠퍼스의 문헌정보 대학원 전 학장인 리 에스더부룩 교수는 말한다.

경기가 활황이지는 않지만, 많은 사서 자격증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은 학교 사서직보다 신입 IT 직종에서 더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비록 학교에 적을 두고 있다 하더라도, 많은 사서들은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하거나 수리하는 직종에 유혹을 느끼고 있다.

학교 사서들의 평균 연령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취업 희망자와 취직자리 숫자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여년후면 약 절반정도의 사서가 퇴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 많은 대학들이 사서가 되고자 하나 교육과정을 이수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교사들과 학교 근로자들 을 위한 계절 강좌와 온라인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고 에스타부룩은 말한다.

너무 많은 정보

이제 학교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은 아주 보기 흔한 광경이고 사서들은 온라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사서들은 자신들이 검색엔진으로써의 역할을 한다기보다는 부적절하거나 쓸모없거나 혹은 심지어 위험스러운 정보들을 차단하는 게이트 키퍼 역할을 자주 한다고 말한다.

과거엔, 사서들이 신간 서적이나 백과사전 증보판들을 구입하고, 새로운 잡지 구독 신청을 하는 것만으로도 예산이 빠듯했다.

매사츄세츠주 버링턴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미디어 전문가 페기 할리세이는 "이제 아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정보들이 너무 넘쳐난다는 점과 이들을 어떻게 분류하고 평가하느냐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녀와 다른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인터넷상에 올려져 있는 정보들이 정확한지, 편향되지 않은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웹 사이트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한다.

할리세이는 "예전에는 책이라면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었다. 출판사만 찾아보면 됐다. 하지만 이젠 이런 것을 각자 스스로 알아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사서들은 연방 법이 요구하는 대로 학교 컴퓨터에 대한 광범위한 필터링을 강요하는 운동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좀더 높은 교육성과에 대한 요구로 인해 사서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교육에 참여하도록 떠밀리고 있다. 사서들은 교사들이 기초 작문이나 조사 기술을 가르칠 때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연계시킨다.

"내가 여기서 하는 일은 전부 누군가의 교육과정을 돕는 것"이라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레이크 클리프턴 고등학교의 사서 줄리우스 주크는 말한다. "선생님과 제가 사전에 미리 만나서 함께 의견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안되는 것이다."

많은 사서들은 인터넷으로 인해 많은 변화와 발전 생겼지만 양질의 서적을 찾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언제나 우선이라고 말한다.

44세의 전직 초등 교육자 로드리게즈는 "책은 아직도 내 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대게는 책이 인터넷보다 더 많은 정보를 준다고 설득한 후 높게 쌓인 서평들과 씨름하고 있다.

로드리게즈는 "그건 이 아이들에겐 뜻밖일 것"이라고 말했다.

ARLINGTON, Virginia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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