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1500만원 증여, ETF가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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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에게 1500만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증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중산층들이 한번쯤 생각해보는 문제다. 1500만원은 세금 없이 한꺼번에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수 있는 한도. 이를 그냥 정기예금에 넣어 증여해서는 큰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 세후 연 3% 이자를 받아 재투자한다고 해도 10년 뒤 2015만원, 20년 뒤엔 2700만원이 되는 정도다. 자녀가 대학 등록금으로 쓰기에도 모자란다. 뭔가 더 나은 투자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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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가 삼성·신영 등 11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효율적인 증여의 기술’을 물었다. 10년 뒤 1500만원을 가장 크게 불려 줄 것이라고 생각되는 투자 방법을 세 가지씩 꼽아달라고 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6표)와 ‘브라질 채권’(4표)이었다.

 코스피200 ETF 수익률을 결정짓는 코스피200지수는 2003~2012 10년간 230% 상승했다. 여기서 소정의 수수료 등을 뗀 게 코스피200 ETF 최종 수익률이다. PB들이 이 상품을 첫손 꼽은 이유다. 하나투자증권 강남WM센터 권이재 이사는 “ETF가 정기예금보다 불안하다지만 장기로 보면 정기예금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을 안겨주는 기회가 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주식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만큼 과거 10년 실적보다는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게 PB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김도현 팀장은 ‘레버리지 ETF’와 ‘금 ETF’에 나눠 투자할 것을 권했다.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지수 움직임의 두 배만큼 수익·손실을 낸다. 이를 통해 지수가 오를 때 큰 이익을 거두도록 투자하는 한편 지수 하락에 대비해 금 ETF라는 안전판을 마련해두라는 것이다. 대체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 금값이 오른다는 점에 착안한 전략이다.

 브라질 채권은 뭐니 뭐니 해도 고금리가 매력이다. 10년물 장기 국채의 금리가 10%다. 이자에 세금도 붙지 않는다. 신한금융투자 신한PWM 압구정중앙센터 유민화 팀장은 브라질 장기 국채가 아닌, 브라질 물가채를 권했다. 연 6% 이자에 더해 매년 물가 상승분만큼 원금을 불려주는 채권이다. 유 팀장은 “브라질 물가채는 현재 연 9.64%짜리 정기예금과 맞먹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겨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펀드 중에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 10년투자’가 복수 추천(2표)을 받았다. 이익과 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2010~2012년 3년간 41.7%, 지난해에는 20.8%의 수익을 올리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KB투자증권 강남스타PB센터 유승연 지점장은 장외주식을 추천했다. 상장되면 주가가 뛴다는 점에서다. 실제 상장 가능성이 높은 장외주식에 자산가들이 많이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유 지점장은 “장외시장 대장주인 삼성SDS는 한때 상장설이 나오면서 17만원대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9만원 선으로 내려왔다”며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외주식 매매에서 생긴 이익에는 22%의 세금이 붙는다.

 도로·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한 뒤 운용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맥쿼리 인프라 펀드’ 또한 추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투자증권PB강남센터 조재영 PB팀장의 제언이다.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연 7% 정도 안정된 배당이 예상된다는 이유였다.

권혁주 기자

◆도움말=동양증권 이정민 금융상품전략팀장,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홍봉 수석웰스매니저,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임병효 선임연구원, 신영증권 압구정지점 왕운식 PB, 신한금융투자 신한PWM 압구정중앙센터 유민화 팀장, 우리투자증권 PB강남센터 조재영 PB팀장, 하나대투증권 강남WM센터 권이재 이사,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김도현 팀장, 한화투자증권 갤러리아지점 김태우 PB, KB투자증권 강남스타PB센터 유승연 지점장, SK증권 PIB센터 정명희 과장. [증권사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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