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카슈미르 분쟁 바로 알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질문: 카슈미르 영토분쟁의 발단은?

답: 카슈미르를 둘러싼 영토분쟁은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를 통치하던 영국인들이 인도를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시켰다.

달리 말하면, 이는 아대륙(亞大陸)을 이슬람 국가(파키스탄)과 힌두교 국가(인도)로 분리한 것이다.

이것은 당시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를 수립한 각국 지도자들의 의사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카슈미르라는 지역은 특이했다. 주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계였던 반면, 통치자는 힌두계(라자 하리 싱)였기 때문이다.

결국 힌두계였던 하리 싱이 카슈미르 지역의 인도 편입을 선언했고, 파키스탄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조처라고 맞섰다. 이후 인도가 "파키스탄 침략자들"이 카슈미르 계곡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군대를 배치하면서 영토분쟁은 교전으로 확대됐다.

그 후 이 지역은 세 번의 전면전을 포함해 수많은 인도-파키스탄간의 무력충돌에 휩싸였다. 가장 최근에 발발한 교전은 1998년, 카르길 지역을 둘러싼 전투였다.

대다수의 카슈미르 계곡 주민들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인도 정부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주민들은 인도 정부가 친(親)인도 성향의 정치인들이 잠무-카슈미르 지역을 통치하도록 "지방 선거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인도 정부는 30년 전의 전설적인 정치거물, 쉐이크 모하마드 압둘라(Sheikh Muhammad Abdullah)가 얻어낸 카슈미르 자치권 보장 약속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압둘라는 카슈미르의 자치권 보장을 조건으로 카슈미르의 인도 귀속을 지지했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지금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잠무-카슈미르의 총리로 활동 중인 압둘라의 아들, 파루크 압둘라(Farooq Abdullah)는 법률 개정을 통해 카슈미르 자치권을 획득하려 했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파루크는 힌두-민족주의를 표방하는 바라티아 자나타당(BJP)의 연립 정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또,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교전을 지원하고 이 지역 폭력사태를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곤 한다.

질문 : 카슈미르는 어떻게 분할됐는가?

답 :1948년 이래 인도-파키스탄이 카슈미르 지역 여러 곳에서 무력충돌을 일으키면서 잠무-카슈미르 지대 국경선은 계속 변경돼 왔다.

결국 이 지역은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구분됐고, 이로 인한 국경선을 "통제선"(Line of Control)이라 부르고 있다.

양측은 지금까지 국경선과 관련한 공식 협약을 맺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인도는 현재 파키스탄이 관할하고 있는 지역은 물론 현재 중국이 통치하고 있는 카슈미르 지역까지도 자신들이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주민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인도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파키스탄은 또 인도가 카슈미르 계곡을 포기하면, 자신들도 이 지역의 통치권을 단념하고 주민 자치권을 승인하겠다고 공언한다.

질문: 카슈미르 전사들의 정체는?

답: 국경지대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이 끊임없이 교전을 벌여 왔지만, 사실 1988년 이전까지 카슈미르 계곡 내부는 상대적으로 평온했다.

그러던 80년대 말, 카슈미르 내부에서 몇몇 폭발사건이 일어나면서 수십 차례의 반(反)인도 시위와 같은 해방운동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1989년에는 무장한 분리주의자들(JKLF: 잠무-카슈미르 해방전선)이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인도 내무부(치안담당) 장관의 딸을 유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래 카슈미르의 폭력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놀란 인도 정부는 사실상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그 결과 카슈미르에서의 폭동은 기대치 않은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인도는 파키스탄이 카슈미르에서 테러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력들을 훈련, 무장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카슈미르 주민들이 "분투"하도록 정신적 지원을 할 뿐이라며 인도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카슈미르 분쟁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3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또 인도는 이 지역에 50만 명 이상의 정부군을 배치해 폭동 세력과 맞서고 있다.

폭동진압 과정에서 인도 정부군이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인도 정부는 매번 이를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 천명의 힌두교도들은 무장 분리세력들의 인종 청소가 자행될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하나둘 카슈미르 계곡을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이 무장 분리세력들은 전 세계 이슬교도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받은 전투요원들은 카슈미르 지역에서 인도와 전투를 벌이는 것을 "지하드" 혹은 "신성한 전쟁"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잠무-카슈미르 해방전선(JKLF)을 포함한 대부분의 초창기 무장세력들은 현재 폭력노선을 단념하고, 분리주의를 표방하는 정치단체, 후리야회의(Hurriyat Conference)에서 활동하고 있다.

질문: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에서 다시 한번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 전망하는가?

답: 전쟁 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양측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국경지대에서 발발한 총격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음을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국경지대를 둘러싼 전투나 영공침투가 끊이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최근 인도측 주장에 따르면, 얼마 전 파키스탄 군용기 두 대가 통제선을 넘어 잠무-카슈미르 지역 내에 있는 차함브 지역에 침범했고, 이에 인도 지상군이 공격을 개시했다고 한다.

질문: 양측은 왜 그토록 카슈미르에 집착하는가?

답: 인도정부는 카슈미르가 "인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영토"이며 자국이 보유한 어떤 영토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또 인도는 정교가 분리된 국가이기에 주민들의 종교와 상관없이 카슈미르는 인도령이라고 주장한다.

카슈미르는 이슬람교도가 다수를 차지하는 유일한 인도지방이고 이러한 사실 때문인지 인도는 정교분리론을 강력히 내세우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은 이 지역에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카슈미르를 자신들의 국가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힌두교도들은 인도에 머물고 이슬람교도들은 파키스탄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한 파키스탄의 초대 대통령 모하마드 알리 진나흐(Mohammad Ali Jinnah)의 국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에 따르면 카슈미르는 "1947년, 인도를 분할 할 때 마무리하지 못한 숙제다."

질문: 분쟁은 종식되겠는가?

답: 인도와 파키스탄 모두 현재의 입장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타협할 수 있을 때 카슈미르 영토분쟁은 종식될 것이라고 평화주의자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카슈미르 분쟁은 단순한 영토분쟁이 아니라 카슈미르 주민들의 요구와 관련된 정치적 사안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카슈미르 계곡에서 극대화되고 있는 폭력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인도 정부가 이 지역 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질문: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에서 손을 뗄 것이라 보는가?

답: 현재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양국 관계가 호전되면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CNN)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