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네이터가 온다 … 달아오른 K리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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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차미네이터’ 차두리(33)가 K리그 클래식 FC 서울에 입단한다.

 서울은 22일 “차두리가 서울 입단을 앞두고 있다. 연봉 등 세부 사항 조율만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 등록 마감은 26일이다. 차두리는 현재 독일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 입단이 확정되면 귀국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K리그 팬들은 초대형 스타의 컴백을 반기고 있다.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조금도 밀리지 않는 강인함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차두리의 트레이드 마크다. 터미네이터와 합성한 차미네이터라는 별명도 붙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차두리는 차범근이 조종하는 로봇’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사이버공간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도 차두리는 각종 CF에 출연하며 팬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차두리의 복귀는 FC 서울뿐 아니라 K리그 전체의 흥행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K리그에 뛰어드는 차두리의 각오는 생각보다 단단하다. 대표팀 복귀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차두리는 2011년 말 최강희(54) 감독이 부임한 이후 대표팀과 멀어졌다. 차두리는 지난해 11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대표팀에서 은퇴한 줄 아는 분이 많다. 하지만 난 은퇴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내 포지션에 월등히 잘하는 후배가 나오면 깨끗이 양보하겠다. 그게 아니라면 나도 똑같이 기회를 받고 도전하고 싶다”고 대표팀 복귀의 열망을 드러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은 대표 복귀의 보증수표가 될 수 있다. 오범석(29·경찰청)·최철순(26·상주)·최효진(30)·고요한(25·이상 서울) 등이 차두리와 경쟁할 수 있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차두리는 A매치 65경기에 출전해 네 골을 넣었다.

 서울은 차두리의 아홉 번째 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에 힘을 보탠 차두리는 국내 프로무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 입단했다. 이후 빌레펠트-프랑크푸르트-마인츠-코블렌츠-프라이부르크-셀틱-뒤셀도르프를 거치며 12년 동안 유럽 무대를 누볐다. 장지현 SBS ESPN 해설위원은 “차두리는 측면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가능하다. 올 시즌 초반 1무2패로 부진한 FC 서울의 전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차두리가 서울에 적응하는 데도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최용수(40) 서울 감독과 차두리는 2002년 월드컵에서 같은 방을 사용한 인연이 있다. 사석에서는 형·동생 사이로 지낼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또 최 감독은 차두리의 아버지 차범근(60) SBS 해설위원의 제자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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