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작년 순익 2조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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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 9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이 2001년에 비해 무려 2조2천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LG.삼성카드 등 일부 대형 카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영업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순이익은 3천1백76억원으로 2001년도의 2조5천9백42억원보다 2조2천7백66억원 줄어들었다.

이처럼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연체율이 높아진 데다 대손충당금(떼일 경우에 대비해 미리 쌓아놓는 돈) 적립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대손충담금 적립액은 7조2천7백23억원으로 2001년보다 4조9천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 금감원이 5단계로 나뉘는 자산건전성 분류상 가장 우량한 등급인 '정상'에 해당하는 채권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0.5%에서 1%로 높이는 바람에 카드사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졌다.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부실채권 증가로 인한 이자 수입 감소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라는 이중고를 안겨줬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2001년에 5%대에서 지난해 하반기 10%를 넘을 정도로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11월 9.2%(한달 이상 연체 기준)에 달했던 9개 전업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이 12월 8.6%로 낮아져 다소 안정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충당금 급증에 따라 국민카드 등 4개사가 적자전환한 것을 비롯해 실적이 대폭 악화됐으나 올 하반기께부터 연체율이 안정될 것으로 보여 카드사의 이익은 다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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