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커스 힉스 '왕별' 덩크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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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오리온스의 마르커스 힉스가 프로농구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와 슬램덩크 챔피언을 휩쓸며 2관왕에 올라 또하나의 코리안 드림을 완성했다.

힉스는 2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역대 최다인 1만2천7백25명의 공식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벌어진 올스타전에서 1백23-1백23으로 맞선 경기 종료 40여초 전 결승 슬램덩크를 터뜨려 남부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 선수가 올스타 MVP와 슬램덩크 챔피언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1998~99, 99~2000시즌 워렌 로즈그린과 2001~2002 시즌의 안드레 페리에 이어 힉스가 네번째, 선수로는 세번째다. 힉스는 25득점했고, 기자단 투표 67표 중 44표를 얻었다. 남부팀은 역대 전적 3승4패를 기록했다.

모두가 MVP를 꿈꿨겠지만 힉스의 마지막 한방이 모든 걸 결정했다. 특히 중부팀에서는 2쿼터에 15점을 집중시킨 서장훈(31득점.삼성 썬더스)과 김주성(29득점.TG 엑써스)도 MVP감으로 손색이 없었으나 승리한 팀에서 MVP가 나오는 관례를 뒤엎지 못했다.

중부선발은 서-김 콤비의 활약으로 전반을 70-69로 앞섰으나 후반 들어 3쿼터 12점을 몰아넣은 이상민(17득점.KCC 이지스)과 4쿼터에 10점을 집중한 힉스를 앞세운 남부팀의 공세에 밀려 막판에 추월당했다.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는 두차례 덩크로 승부를 가렸다. 힉스는 3백60도 회전에 이은 원핸드 덩크슛과 볼을 코트 바닥에 퉁긴 후 이를 허공에서 잡아 림에 꽂아넣는 묘기로 심사위원들로부터 2백40점을 받아 리온 트리밍햄(SK 나이츠.2백30점)을 제쳤다.

힉스는 "올스타전이라 즐기려 했고, 또 이기고 싶었다. 지난해엔 (올스타로)뽑히고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는 데 이번에 좋은 결과를 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힉스는 상금 3백만원(MVP 2백만원, 덩크슛왕 1백만원)을 받았다.

한편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데이비드 잭슨(TG)이 타이틀을 차지해 올스타전을 '외국인 선수의 날'로 장식했다. 그동안 3점슛 타이틀은 국내 선수의 전유물로 통해 왔으나 잭슨이 결승에서 김희선(삼성)을 23-12로 여유있게 따돌림으로써 새 기록이 세워졌다.

60초 안에 양 사이드와 가운데 등 다섯 지점에서 다섯개씩 모두 25개의 공을 던지는 3점슛 대회는 올해 처음으로 각 지점 다섯개 볼 중 마지막 다섯번째 슛은 2점으로 계산했다. 잭슨은 다섯개의 2점짜리 슛을 모두 집어넣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허진석.최민우 기자 huhba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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