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광 외국인 한해 10만명

중앙일보

입력

한해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은 평균 35개국에 걸쳐 10만명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환동해경제연구소(ERINA)가 최근 발행한 '비즈니스 뉴스'는 북한 관광총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이같이 전했다. 이 경제지는 그러나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관광산업에 나름대로 힘을 쏟고 있지만 관광상품의 개념은 물론 비즈니스 감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외국인의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등 관광산업에 눈을 돌린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다만 북한은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거나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갈 때마다 관광객의 입북 금지조치를 취하곤 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가 변한 것은 97년 이후다. 심각한 외화난에 봉착한 북한이 관광산업을 외화벌이의 주요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뒤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관광객의 입북 금지조치는 없었다.

북한은 관광자원을 충분히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당국이 일부 지역만 개방하는 등 자유로운 관광을 허용하지 않는 점이다.

현재 관광객에게 개방된 지역은 평양을 비롯, 직할시.대도시 및 백두산.금강산.묘향산 등 북한의 5대 명산과 나진.선봉지대 등 일부에 국한돼 있다.

또 관광객들의 자유로운 여행을 제한하거나 관광 일정의 단조로움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북한당국의 일방적 가격 결정으로 비용도 많이 드는 것과 편의시설이 부족한 점도 관광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킨다. 다만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관광안내원의 극진한 서비스 등은 관광객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북한 관광객 중 중국인이 연간 7만~8만명을 차지하는 등 외국 관광객이 일부 나라에 편중돼 있다.

관광업계는 북한이 금강산 육로관광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평양에서 4월말부터 열리는 아리랑 축전과 관련, 북한이 좀더 아이디어를 낸다면 관광객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당국자는 보고 있다. 북한 관광총국은 최근 아리랑 축전에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3박4일부터 6박7일까지 평양 중심의 관광코스 10개를 제시했다.

3박4일짜리로는 ▶평양~개성 코스, 4박5일 상품으로는▶평양~묘향산~개성▶평양~개성~함흥 ▶평양~백두산~혜산 등을 소개했다.

또 5박6일 코스로 ▶평양~개성~장수산~해주~사리원▶평양~칠보산~청진~회령~왕재산 등을, 최장 관광상품인 6박7일 코스로▶평양~남포~구월산~개성을 각각 제시했다.

이동현 기자 leehid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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