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발목 잡은 네덜란드가 최대 복병으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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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호 21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팀이 가려졌다. 푸에르토리코·도미니카공화국·네덜란드·일본이 18~20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결승 라운드를 벌인다.

4강전 돌입한 WBC

 푸에르토리코 야구 대표팀은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라운드 2조 패자전에서 미국을 4-3으로 꺾었다. 푸에르토리코는 17일 도미니카공화국과 2조 순위결정전을 벌여 준결승 대진을 확정한다.

 이에 앞서 도미니카공화국은 15일 2라운드 승자전에서 미국을 눌렀다. 두 팀은 우승 후보답게 8회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에릭 아이바르(LA 에인절스)의 결승타를 앞세워 3-1 역전승을 거뒀다. 2조에서 2라운드를 통과한 두 팀 모두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해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1조 경기에서는 예상대로 일본이 가장 먼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3회 연속 대회 결승 라운드에 오른 건 일본이 유일하다. 일본은 1라운드 A조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브라질과 중국에 고전했다. 2라운드 진출을 확정하고 벌인 쿠바와의 순위결정전에서는 3-6으로 패해 체면을 구겼다.

 일본은 대회 전 선수 구성을 할 때부터 삐걱거렸다. 다루빗슈 유(텍사스)·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모두 불참한 탓에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과 중국이 워낙 약했기 때문에 1라운드를 통과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2라운드에선 고전이 예상됐다.

 일본은 2라운드 첫 경기에서 대만에 밀리다가 연장 10회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여기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일본은 이후 복병 네덜란드를 두 차례 연속으로 꺾고 1조 1위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의 피칭이 살아났고, 부상에 시달렸던 4번 타자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가 12일 네덜란드와 순위결정전에서 2회에만 홈런 두 방을 터뜨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일본은 1, 2회 대회 1, 2라운드에서 한국을 만나 고전했다. 몇몇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갈수록 힘이 떨어진 반면, 일본은 경기를 치를수록 힘이 붙었고 조직력이 강해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의 추세는 같다. 아울러 한국이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도 일본으로선 호재였다.

 한국을 밀어내고 1라운드를 통과한 네덜란드는 2라운드에서도 이변을 이어갔다.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2라운드에서 두 차례나 꺾고 1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일본 프로야구 홈런왕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과 메이저리그 스타 앤드루 존스(라쿠텐)가 이루는 타선, 기교파 선발 디에고마 마크웰(로테르담)과 2m16㎝의 장신투수 룩 판밀(LA 에인절스 트리플A)이 이어 던지는 마운드의 힘이 만만치 않다.

 게다가 네덜란드는 준결승부터 전력을 더 보강한다. 특급 유격수 주릭슨 프로파(텍사스)와 불펜 투수 켄리 얀선(LA 다저스)이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야구 변방’에 있다가 세계야구의 중심에 들어서게 된 네덜란드는 어느 팀보다 사기가 올라 있다. 결승라운드에서도 최대 복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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