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영화] KBS2 '죽느냐 사느냐'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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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밀매단을 소탕하라

죽느냐 사느냐(KBS2 밤 10시 50분)=로저 무어가 3대 제임스 본드로 첫 등장하는 007 시리즈 제8탄. 무어가 007 시리즈에 출연할 때는 이미 그의 나이 마흔 여섯. 때문에 무어가 등장한 007 시리즈는 격렬한 액션의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 트럼프.손목시계와 같은 오밀조밀한 장치나 소도구를 이용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죽느냐 사느냐'는 카리브해를 근거지로 북미의 마약 판매를 독점하려는 밀매 조직과 본드의 한판 승부를 그렸다.

첩보액션답지 않게 서스펜스가 떨어져 평단으로부터 '007 시리즈 중 가장 졸작'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감독은 '골드 핑거''다이아몬드는 영원히''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등을 만든 가이 해밀턴. 본드걸로 등장하는 제인 세이모어는 대부분의 본드걸이 단명한 것에 비해 이 영화를 발판 삼아 TV영화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카리브해 산 모니크에서 영국 첩보요원 세명이 살해되자 제임스 본드가 파견된다. 본드는 가자 마자 괴한의 습격을 받지만 가까스로 살아난다. 단서를 쫓던 본드는 카드점을 치는 솔리테어(제인 세이모어)를 알게 된다.

솔리테어는 본드에게 그 곳이 미스터 빅(요펫 코토)이라는 갱이 지배하며, 미스터 빅이 카낭가(코토의 1인2역)의 앞잡이가 돼 섬에서 양귀비를 대규모로 재배해 팔고 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원제 Live and Let Die. 1973년작. 15세 이상 시청가. ★★☆(만점 ★5개)

*** 감옥에 갇힌 잔다르크

잔다르크 2부-감옥편(EBS 밤 10시) 프랑스 누벨바그의 중추였던 자크 리베트 감독의 작품. 원래 리베트는 ‘잔다르크’를 여섯시간 분량으로 만들려 했으나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반대에 부딪쳐 1부 전쟁편과 2부 감옥편으로 나누게 됐다.

성처녀 잔다르크(상드린 보네르)가 재판을 받는 넉달을 조명한다. 재판 장면을 생략하는 대신 여린 처녀가 전쟁터와 감옥에서 느낀 심리적 혼란에 초점을 맞췄다. 파리 탈환에 실패한 잔다르크는 영국인들에게 넘겨져 종교재판에 붙여진다. 1994년작. 원제 Joan the Maid Part 2-The Prisons. 15세. ★★★☆

*** 누가 누가 먼저 털까

자카르타(MBC 밤 11시 10분) 지난해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섹스 코미디 ‘몽정기’를 히트시킨 정초신 감독의 데뷔작. 금융회사를 털려는 세 팀의 도둑들이 벌이는 두뇌게임을 그렸다. 짜임새있는 각본 덕에 킬링타임용으로 괜찮은 영화다.

제목 ‘자카르타’는 완전범죄를 뜻하는 국제범죄사회의 은어다. 오광투자금융에 부자들이 예금한 달러가 쌓여있다는 소문을 듣고 세 팀의 도둑들이 침투한다. 은행이 문을 여는 오전 9시 세 팀은 일제히 행동을 개시하는데…. 출연 김상중·임창정·진희경·이재은·윤다훈·김세준·박준규. 2000년작. 15세. ★★★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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