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산 일본, 10회에 간신히 대만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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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야구 대표팀의 펑정민(오른쪽)이 8일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첫 경기 5회에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일본 유격수 사카모토 하야토에게 태그 아웃당하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시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일본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라운드 대만과의 1조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4-3으로 어렵게 이겼다. 1, 2회 대회 챔피언 일본은 대만 선발 왕젠밍(33)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막혀 7회까지 0-2로 끌려갔다. 일본은 왕젠밍이 내려간 뒤 대만 불펜이 부진한 틈에 8회 초 2점을 뽑아 2-2 동점에 성공했다. 8회 말 뼈아픈 1실점을 했지만 9회 초 극적으로 1점을 뽑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대만은 아시아 최강이자 세계 최강을 노리는 일본을 다 잡았다 놓쳤다. 1라운드 B조 최종전 한국에 2-0으로 앞서다 8회 말 3점을 주고 역전패한 대만은 일본전에서도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궈훙치와 천훙원 등 불펜이 연속으로 무너졌다. 대만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2라운드에 진출했지만 2경기 연속 역전패했다. 대만은 세 차례 WBC에서 일본·한국에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대만은 뒷심 부족으로 주저앉았지만 네덜란드의 돌풍은 이어졌다. 1라운드에서 한국에 0-5 충격패를 안긴 네덜란드는 이날 강적 쿠바를 만나 예상 밖의 6-2 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운이 아닌 힘으로 쿠바를 눌렀다. 한국전 선발투수였던 디에고마 마크웰(33·로테르담)이 6이닝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6명의 선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쿠바 마운드를 공략했다. 특히 2번 타자·2루수로 나선 조나단 슈프(22·볼티모어)는 2-1로 앞선 6회 2사 1·2루에서 좌측 펜스를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려 쿠바를 충격에 빠뜨렸다. 네덜란드는 일본과 승자전(10일 오후 7시)에서 준결승행을 다툰다. 반면 쿠바는 패자전(9일 오후 7시)에서 대만과 대결한다. 여기서 패한 팀은 2라운드 탈락이다.

 네덜란드만 ‘유럽발 이변’을 일으킨 건 아니다. 이날 조별라운드를 시작한 D조에서도 야구 변방의 반란이 일어났다. 이탈리아는 미국 애리조나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6-5 역전승을 거뒀다. 주전 선수 대부분이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꾸려진 멕시코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이탈리아는 타선의 힘을 앞세워 9회 역전에 성공했다. 내야수 닉 푼토(36·LA 다저스)·앤서니 리조(24·시카고 컵스) 등 5명의 빅리거들이 8안타 5타점을 합작해내며 멕시코 침몰에 앞장섰다.

 또 다른 우승 후보 도미니카공화국은 또 다른 강적 베네수엘라와의 C조 첫 경기에서 9-3 승리를 거뒀다. 5타수 3안타·3타점을 터뜨린 로빈슨 카노(31·뉴욕 양키스)가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이끌었다.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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