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의 전성기 조민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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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37)는 생명력이 강한 연기자다. 지난 86년 영화 '청 블루 스케치'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생활 17년째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출연하는 작품마다 자신의 향취를 뚜렷이 남겨둔다.

'결혼','달빛가족','모래시계'에서의 그를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최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막을 내렸던 SBS 수목드라마 '피아노'에서 만난 조민수가 그리 낯설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한동안 브라운관을 떠나 있었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조민수는 김수현 극본의 '불꽃'에 차인표, 이영애 등과 함께 출연한지 꼭 1년7개월만에 '피아노' 를 통해 안방극장 나들이를 다시 시작했다.

'피아노'에서 비록 4부까지 등장한 뒤, 브라운관 뒤로 사라진 그였지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모티브를 제공해 16부작 내내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년간의 연기생활로 다져진 풍부한 내면연기 덕택임은 물론이다.

"비록 중간에 죽음을 맞이하는 역할이었지만, 대본이 너무 좋아 저도 모르게 출연결정을 내리고 말았어요. 지금도 '피아노'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릿하네요." '피아노'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조민수는 잠시의 공백도 없이 드라마 두편에 동시 캐스팅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방송될 MBC 아침드라마 '내 이름은 공주' 에서 조민수는 자신의직업에는 철두철미하지만 연애경험은 전무한 정신과 의사 최화영 역을 맡았다. 화끈하면서도 냉정한 성격의 독신주의자. 또한 오는 3월 2일부터 방송될 KBS 2TV 주말드라마 '내사랑 누굴까?'에도 출연해 김수현 작가와 다시한번 호흡을 맞춘다.

"제2의 전성기라고 봐주면 좋겠네요. 다시 바쁜 연기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돼행복해요." 조민수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슨 역이던 상관없이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피력했다. 드라마가 끝난 뒤 자신의 몸 속에 있는 기가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와 그대로 쓰러져보는 것이 소원이란다.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아직 결혼을 하지못한 조민수는 예나 지금이나 현모양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웃음짓는다.

"마땅한 남자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결혼하겠어요. 같이 살고있는 부모님께서도성화를 대구요.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싶은 욕심도 있지만 (결혼후) 남편이 하지말라고 하면 그만둘 자신도 있거든요. 이만하면 괜찮은 신부감 아닌가요?" 영화'신의아들'을 통해 크게 부각되면서 80년까지만 해도 청춘스타로 통했던조민수. 그러나 이제 불혹을 눈앞에 둔 중견연기자로서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도 읽혔다.

"둘중의 하나에요. 편안한 아줌마 또는 카랑카랑한 중년여성. 배역에 따라 변화를 주어야 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한 방향으로 가야겠죠." (서울=연합)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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