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안드레 애거시, 자식이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앤드리 애거시(32.미국.세계랭킹 3위)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3연패의 꿈이 젖먹이 아들 때문에(?) 무산됐다.

1967년 이후 한번도 없었던 호주오픈 남자단식 3연패를 자신했던 애거시는 14일(한국시간) 개막 한시간을 앞두고 대회조직위에 기권을 통보했다. 애거시는 "지난 주말 시범경기를 하다 93년 수술했던 손목 부위의 통증이 재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여기까지 와서 라켓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심정이 오죽하겠느냐"며 몹시 아쉬워했다.

현지에서는 애거시의 손목 통증이 재발한 진짜 이유가 3개월 된 아들 제이든 때문이라는 색다른 분석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밤새 우는 아기를 안고 달래느라 새내기 아빠 애거시의 팔에 무리가 왔다는 것이다.

미국의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칼럼니스트 릭 라일리는 "애거시는 자주 아들을 팔베개 해서 재웠는데 이 때문에 팔과 어깨에 경련이 나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애처가인 애거시가 아기 보는 데 지친 부인(슈테파니 그라프)을 대신해 거의 매일 밤 아기의 잠버릇과 씨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주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대회에 출전하느라 호주오픈 예선에 불참한 이형택(삼성증권)이 호주오픈 조직위로부터 귀빈 대접을 받고 있다.

조직위는 이례적으로 이선수에게 본선 선수용 ID 카드를 발급했고, 대회를 총괄하는 폴 멕나미 디렉터는 직접 찾아와 "시드니 아디다스컵 대회에서의 활약상에 감탄했다. 당신같은 뛰어난 선수가 참가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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