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분쟁 일·대만, 야구도 전쟁이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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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1조 경기에서 일본과 대만이 8일(오후 7시·일본 도쿄돔) 맞붙는다. 일본과 대만·중국은 최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분쟁 중이기 때문에 외교 갈등이 그라운드로 옮겨진 양상이다.

 1, 2회 WBC 우승팀인 일본은 지난 6일 1라운드 A조 최종전에서 아마추어 최강 쿠바에 3-6으로 완패했다. 지난 두 차례 WBC에서 쿠바에 연속 완봉승했던 일본은 조 2위로 내려오는 바람에 B조 1위를 차지한 대만을 만나게 됐다.

 이번 경기는 한국-일본전을 대신해 아시아의 맹주를 가리는 대결이다. 한국이 1라운드 B조에서 대만·네덜란드와 같은 2승1패를 기록했지만 득실차에서 밀려 탈락했기 때문이다. 2006, 2009년 모두 한국에 패해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대만은 처음으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

 대만은 축제 중이다. 홈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호주·네덜란드를 연파하고 마지막 한국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을 꺾지 못했지만 한국을 1라운드에서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약점이었던 수비력을 보강해 경기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2라운드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대만전은 아시아에서도 관심을 끄는 흥행카드가 아니었다. 그러나 대만이 역대 최강 전력을 갖췄고, 반대로 일본은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게다가 양국은 영유권 문제로 무력 충돌 직전에 있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대만은 일본전에 에이스 왕젠민(32)을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2006, 2007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연속 19승을 기록한 왕젠민은 1라운드 호주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예전만큼 나오지 않지만 뛰어난 제구력이 여전해 일본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베테랑 왼손 노미 아쓰시(34·한신)를 중심으로 투수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이날 낮 12시엔 쿠바와 네덜란드가 1조 1차전을 벌인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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