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대통령「방한주머니」|무엇이 얼마만큼 들어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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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린든·B·존슨」미국대통령이 박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31일 하오3시 2박3일 예정으로 공식방한한다.「존슨」대통령은 지난24·25일의 월남참전7개국회담을전후한 그의「아시아」제국순방의 일환으로 한국을 들르는 것이다.「존슨」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오는11월8일로다가선 미중간선거를앞두고 월남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있는 국내외여론을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특히 미의대월정책을 강력히 지원하고있는한국을방문한다는점에서 의의있는방문이될것이다. <허준>

<의의큰 2차방한>
「존슨」대통령은 3차례에걸쳐 박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게될것이지만 그의 아주순방의 목적이「마닐라」정상회담에있었던만큼 한·미간에 구체적인 얘기가 교환되리라는것은 기대하기어려울것이며, 오히려 지난60년「아이젠하워」전대통령의방한에이은 미국대통령의두번째 방한이라는 점에서의의를 찾아볼수있다.
「마닐라」정상회담이 공산측이 협상에 응할때까지 대공전을 수행하겠다고 성명했고, 「웨스트모얼랜드」주월미군사령관등이 효과적인 월남전수행을위해 병력증강이 필요함을 밝힌것으로보아 국군증파요청이 있을것으로예정되며 월남평정계획과월남경제부흥을위한 지원요청이 있을것이다.

<「증파불가능」밝혀>
그러나 내년봄총선을 앞둔 정부로서는 국민들에게 주는 심리적영향과 휴전선방위문제를 들어 더이상의 증파는 불가능함을 밝힐것이지만 미측에대한「지원」문제는 논의될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대통령의 방한이 갖는 중요성에 비추어「존슨」대통령을 맞아 일반적인 한·미협조문제보다 국내경제발전상황을 직접 보여줌으로써미국의 경제적지원을 강력히 요청할것이다.「존슨」대통령은 가벼운 마음으로 31일 도착즉시파격적으로 시청앞 광장에서의 시민대회에 참석하는한편 국회본회의에서도 연설하고 전통적인한·미우호관계를 강조하는데 그치고 싶겠지만, 정부는 그를맞아 할말이너무도 많은것같다.

<산적한 요청문제>
정부는 2차5개년경제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끌기위한 특별차관, 한·미·월3각경협의확대내지 BA정책의 완화·증파조건의 성실한 이행, 파월국군을 비롯한 군장비의현대화및 파월군의 처우개선, 휴전선방위를위한군원증가및 주한미군의불철수보장등 많은 문제를마련하고있다. 정부는또한 미국의 권유에의한 국교정상화후의 한·일관계에있어한국정부에 대한 지원과일본의 대북괴정책등에관해 미측이 협조해줄것을 요청할것으로보인다.
그러나「존슨」대통령은 미국내 사정으로 구체적이고 명확한 약속은 하기가 어려울것으로보는 견해가 많다.

<어려울 외원증액>
미국의 66∼67회계년도의 외원액이 국회에서 삭감되고 철강업자들의 압력에 따라「바이·아메리칸」(미국상품구매)정책이강화되고 있는데다 월남전비증가로인한 국방비의상승등으로 대한경제지원은 압력을 받고있다. 더군다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외원조를 증가시키기위해세금을 인상한다는것은 선거에 차질을가져오기때문에 적극적인 외원의 증가는 어려울것으로전망된다.

<너무바쁜여행일정>
72년에 끝날것으로 보이는 대한무상원조에대한정부의 연장요청도 미국의 대외차관액이 점감추세를 보이고있어 상당히어려운 문제로되고있다.
정부는「존슨」대통령을맞아 요청할일도많고 기대도많지만 이와같은 여러사정과「존슨」대통령의바쁜일정으로보아 구체적인 언질은 기대하기 힘들것같다.

<공동성명은2일에>
「박·존슨」정상회의의결과는 2일 발표될 공동성명에서 어느정도 나타날것이지만「존슨」대통령의 이번「아시아」여행은월남문제를위한「마닐라」정상회담에 역점이 있고또 그의「아시아」순방의일환으로 한국을 들르는만큼 월남참전국회담의 결과에 따른 양국의 대월입장의 조정과 전통적인한·미우호를 재확인하는것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의요청에 따라 국군을 월남에증파했고 미국의 대월정책을 강력히 지지해줌으로써 미국이 가장 아프게생각하는『미국은 월남에서의로운전쟁을하고있다』는국내외여론으로부터의화살을 약화시켜주었다는데대한 보답으로서「존슨」대통령은 한국의 경제발전을위한 지원의사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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