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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눌린 인권 여차장 별고된일에 몸수색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손님을 그렇게 태웠으니 떨어질수밖에…』승객들은 뒷바퀴에 깔려 숨진 서울영1194호 시내「버스」앞 차장 김경자(18)양의 죽음을 보고이렇게들 나무랐다.
4천여명을 헤아리는 여차장들의 초상이 여기 있다.
이들의 80%가 농촌출신. 모두 큰꿈을안고 서울에와 차장양성소의 문을 두들긴다. 그리고 한달교육을 받으면 시내「버스」차장으로 승객앞에나서지만, 그들에겐 어느덧절망으로 뒤바뀌는 생활이다. 합숙소에서 침식을제공받고 3천원정도가 한달봉급.
이들의생활은 또 삼중으로 감시당한다. 한회사에10명이넘는 감찰반이있고다음은 40명내외의 암행반, 노파차림에서 대학생차림까지한 이들은 차장에겐 가장 무서운 존재. 감찰반과 암행반의보고를토대로 여감독이「센타」(몸수색)를하게된다. 하루 세번정도. 지난25일 신흥교통소속 여차장들이 파업한것도 지나친 몸수색에 항의한것이었다.
지난 21일 권희진(18·서울영20101급행「버스」차장)양이 몸수색을당하고 매까지 맞은끝에한강에 투신자살한 것도몸수색이 얼마나 비겁한가를 보여준 증거. 남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래서 금년들어 세번이나 이들은 합숙소 집단탈주로 인권의 항의를한것이었다.
지난 8월초순 서울응암동 모여관에서 차장 박정자(19·가명)양이 자살했었다. 박양은 한봉의유서를 남겼다.『나처럼남자에게 짓밟히지말라』는 피맺힌 내용. 박양은운전사에게 몸을 빼앗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것.
윤락여성중 전직의7%가 차장이란사실이 서울시의 조사에서 나타났다. 또 현직여차장중에도 10%가 성병보균자였다는사실도 모여성단체에서 조사한 보고로 드러났다. 이것은 운전사와함께 하루20시간여를 생활해야만하는 여차장들이 피할수없이 당하는 곤욕.
하루 몸져누우면 쥐꼬리만한 봉급에서 그날식비를 이중으로 제하는차주, 검은 유혹의손을뻗치는 운전사, 차량정비공들, 삼중으로 첩첩이싸인감시망, 몰지각한 승객들, 노동법은 얼씬도않는20시간의 근무에 평균18세의 소녀들은 지쳐있다. 이들의 인권의 소재는 어디에 있는가.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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