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찍을 작품 없어 아카데미상 후보 안개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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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지명을 한달 여 남겨두고 있는 올 아카데미 작품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지독한 안개에 파묻혀 있는 듯하다.'글래디에이터''에린 브로코비치'가 치열한 각축을 벌이던 지난 해와는 달리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는 작품이 없기 때문이다.

아카데미상의 전초전 격이라 할 수 있는 골든 글로브상이나 각종 비평가협회의 후보 지명도 서로 엇갈리고 있긴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지난 주 미국영화협회(AFI) 는 '반지의 제왕'을 '올 최고의 영화'로 선정했다. 최근 북미 흥행 수익이 2억달러를 돌파한 '반지의 제왕'은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도 지명됐다.

그러나 낙관하긴 이르다.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나 중년 부부의 위기를 그린 '인 더 베드 룸', 지난해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러셀 크로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래디에이터'를 만든 리들리 스코트의 전쟁물 '블랙 호크 다운'이나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역정을 그린 '알리'도 복병이다.

전세계적으로 흥행 수익이 8억달러를 넘어선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올해부터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이 생겼기 때문에 아무래도 작품상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우 주연상 후보에는 '인 더 베드룸'의 시시 스패섹과 '물랑 루즈''디 아더스'의 니콜 키드먼 등이, 남우 주연상 후보에는 '알리'의 윌 스미스나 '트레이닝 데이'의 덴젤 워싱턴,'뷰티풀 마인드'의 러셀 크로 등이 꼽히고 있다.

올해로 74회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3월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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