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부총재 "유로경제 최악 벗어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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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경제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티앙 노이어 부총재가 말했다.

노이어 부총재의 진단에 대해 민간 경제전문가들도 유로 경제가 곧 회복될 국면에 와 있다고 대체로 동조하면서 이에 따라 ECB가 금리를 더 이상 실질적으로 내릴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노이어 부총재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 10일자 회견에서 "최신 경제 지표들을 살펴볼 때 유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면서 "역내 인플레 진정세와 프랑스 등이 취한 경제회복 조치가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빔 두이젠베르그 ECB 총재도 지난주 유로 경제가 바닥을 쳤다면서 올 1.4분기중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회복 추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릴 린치의 사르다 딘 연구원은 "유로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 6주 사이 나온 역내 경제 지표들이 모두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유로 경제가 완연히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는 할 것이나 전환점에 서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근거로 역내 기업신뢰와 독일의 제조업수주 실적에 관한 최신 통계치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음을 상기시켰다.

UBS 워버그의 에드워드 티터 연구원도 "각종 지표들이 유로 경제의 최악 극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통계청(유로스타트)도 "지난해 4.4분기 이후 유로 경제가 전환점을 맞기 시작했다는 시사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너무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코메르츠방크의 랄프 솔빈 연구원은 "독일 제조업수주 실적이 좋게 나온 것이 대규모 수출 계약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최근의 긍정적인 지표들을 과신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유로 경제의 이같은 회복세와 관련해 ECB가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선 두이젠베르그 총재가 이런 점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는 지난주 유로권의 금리가 "적절하다"면서 이것이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역내 인플레에 대해, 진정세가 유지되고 있기는 하나 임금인상 압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 최대노조인 IG메탈이 임금협상시 5-7%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진 점을 우려해 나온 것이다.

ECB는 지난해 6월 올해의 유로권 성장률을 2.1-3.1%로 예상했다가 지난해 12월 0.7-1.7%로 대폭 하향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그간 유로권 정부와 재계의 끈질긴 금리인하 압력을 외면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최근의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이 ECB의 통화정책이 주효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평가했다.(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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