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올해 투자·펀드결성 '적극'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벤처캐피털들이 올해는 적극적인 투자와 펀드 결성에 나설 전망이다.

전세계 IT(정보기술)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난해 극도로 침체됐던 벤처산업에 대한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아진데다 코스닥시장의 회복으로 투자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산은캐피탈, 삼성벤처투자 등 4대 벤처캐피털은 올해 적극적인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에 나선다는 경영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4사의 지난해 벤처 투자액은 총 2천991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이보다 23% 증가한 3천690억원의 벤처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문화콘텐츠와 IT분야에 대한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져 문화콘텐츠 분야에 지난해보다 53% 증가한 632억원, IT분야에는 22% 증가한 1천942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바이오.의료 분야와 부품.소재 등의 제조업 분야에도 각각 14%, 16% 증가한 282억원과 223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인터넷 분야에는 7% 감소한 169억원의 투자만이 계획돼 있다.

한편 4사는 투자재원을 이루는 벤처투자조합 결성에서도 지난해보다 훨씬 커진 규모의 펀드 결성을 계획하고 있다.

IT와 문화콘텐츠, 지방벤처기업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4사의 올해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총 3천800억원으로 2천474억원의 펀드 결성이 이뤄진 지난해보다 54%가 늘어날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의 회복과 함께 투자기업의 IPO(기업상장)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지난해 4사가 투자한 기업의 코스닥 등록이 38건에 그친 반면 올해는 총 125개 기업의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계획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벤처캐피털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돼 한국기술투자, KTB네트워크, 삼성벤처투자의 올해 순익은 지난해(260여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450여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기술투자의 서정기 팀장은 "지난해는 코스닥시장과 벤처산업의 침체로 벤처캐피털도 소극적인 경영전략을 펼 수밖에 없었지만 IT산업의 회복과 주가상승 등 주변여건이 개선되는 올해는 다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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