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체 세계의 「톱」|65년 집계에 나타난 「랭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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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개인기업의 창의력과 경쟁력이 그 기본이며 개인기업체의 발전은 곧 자본주의 국가의 번영과 직결된다.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판매고를 많이 올리고 돈을 많이 벌고 있는 기업체는 과연 어느 나라의 무슨 회사인가? 매년 세계 대기 업체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미국의 전문지 「포춘」이 65년도를 기준으로 집계, 수록한 것을 살펴본다.
65년은 미국 산업체들이 보기 드문 호경기를 누린 반면 미국을 제외한 기타 공업선진국들은 64년에 비해 도리어 침체한 해였다. 「포춘」지는 세계 2백개의 대기업체 (미국 제외)를 선정하여 조사한 결과 총판매고의 증가율은 7.9%로서 64년에 비해 3%나 떨어지며 순이익 면에서도 10.2%로서 64년의 12.1%에 미치지 못한 침체상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경기 후퇴와 원인은 주로 64년부터 65년까지의 일본의 불경기와 영국의 「파운드」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초 긴축 정책에 기인한다.
그러나 미국은 전혀 다르다. 미국의 굴지의 5백개 회사가 올린 총 판매고는 2천9백80억불로서 전년에 비해 11.8%가 올랐고 그중 10억「달러」를 넘는 판매고를 「마크」한 회사는 작년보다 5개가 는 60개나 된다.
65년도 세계 「랭킹」 제1위의 「매머드」 회사는 32년 간 계속 왕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제네럴·모터스」 회사. 「캐딜락」·「비크」·「지엠시」 등 각종 자동차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한햇동안 판매고가 2백7억불이고 순이익은 전년보다 약 3억이 는 21억2천5백만불이다. 이 엄청난 실적은 우리 나라 예산과 비교해 보면 더욱 실감난다.
내년도 우리 나라 예산 규모를 l천6백30억원 (정부안)으로 잡고 보면 제반 경비를 제한 순이익만도 우리 나라 살림살이의 3배반이 넘는 어마어마한 액수이다. 20위까지 미국이 17개, 영국과 화란 합병 회사가 2개 그리고 영국이 1개라는 분포를 보이고 있어 미국이 완전독점 상태다. 이들 기업체의 국가별 수와 업종을 분석해보면 세계 경제의 추세와 선진국 국민들의 소비 「패턴」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60개의 회사 중 유류 12, 비행기 및 유도탄이 6, 화공제품 6, 철강 5, 전자 및 통신기구가 4, 자동차와 전기기구가 각각 3씩이다. 과거보다 두드러지게 대두한 분야가 비행기 및 유도탄과 전자 및 통신 업종이다. 세계 2백개의 업체 (미국 제외) 중 약 9할이 「유럽」과 일본에 회사를 두고있는데 이중 영국이 55개로 계속 수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본이 32개로 2위, 독일이 30개로 3위, 그 다음 「프랑스」 「캐나다」 이태리 「스위스」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 순이다.
미국의 대기업체가 국제수지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호경기를 누린 것은 국내수요가 급증한데 있는 것이 아니라 확전의 길로 치닫는 월남전의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기는 일본·이태리의 경기 침체와 영국의 「파운드」화 방위를 위한 긴축정책, 「프랑스」 의 생산 침체로 64년에 비해 뒷걸음질을 했으나 금년 봄부터 경기회복을 한 일본과 구공시 6개국의 경제 확대는 66연도에는 호경기를 약속해 줄 것 같다. <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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