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찬호 팬들의 낯 뜨거운 '사이버 폭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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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몰지각한 국내 네티즌의 행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팀을 옮긴 뒤 일부 극성팬들의 사이버 폭력이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23일(한국시간) 박선수의 입단식 이후 레인저스 홈페이지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 LA 다저스 인터넷 사이트에는 한국팬들이 올리는 글이 하루 평균 40~50여개 이상씩 등록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내용이 박선수를 제외한 다른 빅리그 선수들을 무시하거나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등 남을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인데 있다. 반론을 제기하는 상대에겐 아예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한글과 영어로 도배질할 정도로 이성이나 가치 판단력은 찾아 보기 힘들 정도다. 심지어 국내 모 연예인의 마약사건 등 관련없는 내용까지 게재하는 등 일부 국내 네티즌의 횡포는 정도를 넘어섰다.

상황이 이쯤되자 현지인들도 "게시판이 거의 전쟁(war) 수준이다. 이 곳에 글쓰는 한국인들은 예의(decency)라는 것은 없다. 인터넷 주소를 공개,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한국팬들도 잇따라 사과문을 띄우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네티켓(인터넷 사용자의 에티켓)을 주창한 버니지아 셰어는 가상 공간에서 글을 쓸 때 "나는 지금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충고했다. 지탄의 대상에 오른 네티즌들은 자기의 글이 바로 자신의 얼굴임을 기억해야 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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