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CC, '이상민이 있기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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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팀을 이끌고 있지만 신세계 이문규 감독과 금호생명 신동찬 감독은 남자프로농구에 대한 안목이 뛰어나다. 두 감독은 공통적으로 올시즌 동양 오리온스와 SK 빅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SK 나이츠가 최강으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 정확히 맞혔지만 틀린 부분도 있다. KCC 이지스가 선두권에 머무를 것으로 봤지만 이지스는 '아직'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재키 존스의 부상까지 예상 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지스는 존스의 복귀와 함께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두 감독이 이지스의 건재를 확신한 이유는 이상민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감독은 "이상민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수있다" 고 했고 신감독은 "이상민에게는 무슨 역할이든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고 했다. 전성기의 허재나 받아봤음직한 찬사다.

지난 25일 존스가 복귀해 치른 첫경기에서 이지스는 모비스 오토몬스를 99-91로 제압했다. 이상민은 허리 부상으로 16분24초만 뛰었다. 모두들 '존스 효과' 에 감탄했지만 이지스 신선우감독은 "아픈 몸으로 끝까지 흐름을 잡아준 이상민의 승리" 라고 단언했다.

대단했다. 4쿼터에만 7득점.9어시스트, 더구나 무실책 경기였다. 1승이 아쉬운 오토몬스 수비수들의 2중3중 수비에도 아랑곳없이 코트를 누볐다. 본인은 "경기가 끝난 후 방향을 바꿀 때마다 통증을 느꼈다" 고 했지만 아픈 선수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지스는 28일 현재 9승15패로 오토몬스와 공동 8위에 머무르고 있다. 존스의 복귀와 함께 이지스는 중상위권으로의 도약을 노린다. 신감독은 4라운드 종반쯤이면 4강 언저리까지 진출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관건은 이상민의 활약이다. 무엇보다 허리 통증을 털어낼 일이 급하다. 아프지만 않다면 지난 4시즌 동안 경기당 14득점.7어시스트를 올린 특급 가드의 기량은 변함이 없다. 매처럼 날카롭게 코트 구석구석을 꿰뚫어보는 안목은 숨길 수 없다.

허진석 기자<huhba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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