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실업 2년차 전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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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구의 코트에 `2년차 돌풍'이 거세다.

2002현대카드 배구슈퍼ㆍ세미프로리그를 `2년차의 무대'로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삼성화재와 현대건설을 제외한 남녀팀 모두 슈퍼리그 출전 2년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2년차에 대한 팀의 전력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각팀 사령탑은 세대교체 가속화를 검토하고 나서는 등 대응 전략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남자부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송인석과 정승용, LG화재의 손석범과 이동훈, 대한항공의 이상용과 박석윤이 입단 2년차로서 코트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여전히 풋내기와 다름 없는 이들의 공통점은 노장 못지 않은 어엿한 주전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는 것. 특히 이들 중 송인석, 이동훈, 이상용의 기량 향상은 무척 인상적이다.

입단 당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임도헌과 백승헌(이상 현대), 김성채와 이수동(이상 LG), 김종화와 윤관열(이상 대한항공) 등 각팀의 주포를 밀어내거나 그 자리를 위협할 만큼 실력이 부쩍 늘었다.

여자부의 2년차 현상도 남자부 못지 않다.

흥국생명의 센터 진혜지를 비롯 도로공사의 라이트 허정미, 담배인삼공사의 국내 최장신 센터 김향숙과 레프트 임효숙, LG정유의 김연심, 김은아, 남지연이 입단1년만에 슈퍼리그 주전 멤버로 기용됐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흥국의 미녀센터 진혜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3순위로 뽑혀 겨우 실업자 신세를 면했지만 신임 이정철 감독 밑에서 급성장, 차세대 대표팀 센터 겸 라이트로 거듭났다.

진혜지는 지난 24일 LG전에서 1년 선배 김향란과 철벽 블로킹을 과시하며 올시즌 코트의 첫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를 계기로 여자부의 춘추전국시대가 본격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올 만큼 그의 활약은 눈이 부셨다.

송만기 배구협회 홍보위원은 "2년차가 돋보이는 현상은 이들이 드래프트란 검증된 절차를 밟았다는 점에서 이미 예고됐던 셈"이라며 "특히 여자부의 경우 2년차의활약에 따라 2차대회 3강 진출의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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