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 포스코개발 조용경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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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분당 백궁역에서 '파크뷰'아파트가 선보일 때다. 시공권을 따낸 포스코개발을 두고 주택업계에서는 말들이 많았다. 포스코개발이 주택시장에서는 초년병이지만 포항제철을 등에 업은 자금력과 브랜드파워는 엄청나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포스코개발은 파크뷰 아파트에 1만6천명의 청약자를 끌어 모아 싸늘했던 아파트 분양시장에 불을 지폈다. 포스코개발은 이어 내놓은 서울 삼성동 미켈란107.신촌 포스빌.화양동 포스빌 등도 성공을 거뒀다.

최근 2년간 주택 분양실적이 5백60가구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올해 아파트.오피스텔 등을 3천2백여가구나 내놨다. 내년엔 1만여가구를 분양키로 했다.

주택.개발부분 사령탑 격인 조용경(趙庸耿.51.사진)부사장은 "집을 분양받는 것은 전 재산을 몇 년 동안이나 회사에 맡기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포스코개발 같은 회사가 집을 많이 지어야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줄 게 아니냐"고 말했다.

趙부사장이 걸어온 길은 건설과는 별 인연이 없다. 1974년 한국은행에 입사한 이후 민간기업으로 옮겼다가 85년에 포항제철에 입사했다. 회장 비서실에서 많이 근무했고 밖에서는 박태준 전 회장의 정치 일을 보좌하다 98년에 포스코개발에 발을 들여놓았다.

주택업계에서도 신인이다. 이런 이유로 새벽 5시에 일어나 40분 정도 인터넷으로 신문을 검색하며 부동산.건설관련 정보를 챙긴다.

그는 "비전문가가 소비자 시각에서 주택사업을 해야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 수 있다"며 "튼튼하게 잘 짓는 것은 기본이고 속이지 않는 기업상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부 오피스텔 분양에 인터넷 청약제를 도입했다. 떴다방 횡포에 소비자만 당하게 마련인 분양시장의 혼탁함을 막기 위해서다. 요즘 그의 새로운 관심은 중국이다. 세계 건설물량의 40% 이상을 쏟아낼 이곳에 진출하기 위해 중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서미숙 기자 seom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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