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낙하산임원 내달 물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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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현직 공기업 사장.이사장.감사.이사 가운데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임명된 속칭 '낙하산'간부들을 내년 1월 중 대폭 물갈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3일 "김대중 대통령이 이같은 내용의 공기업에 대한 인사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金대통령이 정파적 이해를 떠나 국정에 전념하겠다고 한 만큼 정치권 출신 공기업 간부들은 퇴진하는 것이 순리고, 특히 일부의 경우 비효율과 불합리한 인사로 잡음이 일어 대통령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공기업 임원들의 경우 임기가 있지만 이를 보장하기보다는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사쇄신이 더 설득력 있다"면서 "정치권 출신이 물러난 자리에는 전문가를 기용하거나 실무경험이 풍부한 내부 인사를 승진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편 때는 지역편중 시비도 많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金대통령은 지난달 군과 경찰 지휘부 인사를 단행한 뒤 "내가 (지역편중 시비 등에 대해)모범을 보였으니 기관 책임자들은 이를 따라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경영능력이 떨어지는데도 전횡을 일삼고 이로 인해 노조와 마찰하는가 하면 상급 부처의 지휘.감독에도 출신 정당을 앞세워 저항하는 사례에 대해 적지 않은 자료가 수집돼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인사 면에서 공기업의 문제점을 더 방치할 수 없으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몇 가지 경로로 金대통령에게 보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청와대 관계자는 "공기업 개편계획이 최종 확정됐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과거 정권 때는 사장이나 감사 자리에 국한됐던 낙하산 인사가 현 정부 들어 이사직 등에까지 무차별 확대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파행인사로 공기업 구조조정은 명분을 잃고 경쟁력도 떨어졌다"고 비난해왔다.

김종혁 기자 kimch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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