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소녀와 여인 '겹 이미지' 매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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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인 중에 제일 튄다고요? 그냥 열심히 할 뿐인데…. 너무 과분해요."

김유미(21) . 그가 MBC 월.화 사극 '상도'에서 보여주고 있는 지고지순한 여인상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 끌고 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역모에 아버지를 잃고 관비로 전락한 뒤, 상옥을 곁에서 지켜보는 사당패 여인 '채연'역을 맡았다.

얼핏 보면 사극 '허준'의 예진 아씨를 연상시킨다.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이 극에서 그는 임상옥의 또다른 여인으로 출연 중인 다녕(김현주) , 미금(홍은희) , 장미령(한희) 을 제치고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넷에도 이미 그의 팬클럽이 10여개 활동 중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신비하고 성숙한 분위기가 있다고들 하세요."

'상도'에선 사당패 역에 잘 어울리는 춤 솜씨가 단연 돋보인다. 재즈 댄스를 3년 가까이 배웠다. 그러나 한국 고전 무용은 출연이 확정된 후 새로 익힌 실력이라고 한다.

"감독님이 촬영 1주일 전에 춤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겠어요. 그래서 숙명여대 정태선 교수께 장구춤과 살풀이 춤을 급히 배웠어요."

소녀와 성숙한 여인의 두 모습을 동시에 지닌 그녀의 특이한 분위기는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앙드레 김은 "'상도'에서의 채연의 이미지가 너무 좋다"며 그를 자신의 패션쇼에 모델로 초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첫 드라마 '경찰특공대'에 이어 데뷔 2년 만에 주목받는 배우로 떠오른 김유미. 그러나 그 자신은 어느날 갑자기 부상한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계원예술고등학교와 서울예대를 다니는 동안 5년 가까이 연기를 본격 공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녀는 탄탄한 연기력과 함께 근성도 인정받는다.

"지리산에서 첫 촬영이 있었어요. 잘 해야지 하는 생각에 어찌나 긴장을 했던지 3시간 이상 산을 탔는데도 힘든 줄을 몰랐어요. 저도 제가 그렇게 산을 잘 타는지 몰랐다니까요."

현역 육군 대령인 아버지를 따라 어릴 적 강원도 전방 산골에서 살았는데, 그때 다져진 체력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그의 꿈은 화려하다. 일단 내년엔 영화배우 김유미로 발을 내딛겠다고 말한다. 최근 러브콜이 잇달아 들어 오고 있지만 첫 작품인만큼 신중하게 고를 생각이다. TV 연기자로서의 계획도 물론 세워져 있다. 일단 내년 1월 1일 방영되는 KBS '다연'이란 드라마에 주연으로 나온다. 또 '상도'에서의 인기를 업고 청순한 이미지를 요구하는 CF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평생 직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싶어요"라는 그는 연기가 힘들긴 하지만 가야 할 길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한다.

"일단 편안해 보이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젊고 발랄한 분위기의 역할도 맡아 보고 싶고요.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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