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목공예가 권장씨 첫 개인전

중앙일보

입력

조형미와 실용성.가구공예가 함께 갖춰야 하는 특성이다.

실용성 위주의 인테리어가구는 너무 가벼워 보이고 작품성이 너무 강조된 가구는 대중들들이 외면한다.

21일 대구시 중구 봉산동 송아당화랑에서 막을 올린 권장(權暲 ·41) 씨의 ‘생활조형가구전’은 중견 목공예가의 안목과 솜씨가 드러나는 가구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권씨는 “가구는 우선 실용적이어야 하지만 실용성만 고집하면 수요자들의 미적취향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번에 내놓은 작품들에서 실용성과 가구공예의 작품성을 함께 쫓고 있다.

우선 쓰임새를 쉽게하기 위해 테이블 ·거실장 ·장식장 등의 작품들을 요란하게 꾸미지 않고 심플한 조형미를 적용했다.

권씨는 “무엇인가를 올려놓고 사용하는 응접실 장식장은 감상할 만한 조형미와 함께 실용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형미와 실용성의 조화에 대한 고민은 그의 재료선택에서도 드러난다.

대중적인 MDF(합판종류) 와 원목스타일의 웬지,에쉬등을 사용해 무늬목을 발라 도장작업을 했다.

권씨는 “이번에 선보이는 가구작품들은 모두 곡선보다는 기본선인 직선을 이용,간결한 선으로 조형미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직선만으로 제작된 그의 작품들은 절제된 미가 돋보인다.거기에다 색상도 단순해 나무의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살렸다.

권씨가 목공예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때.친척이 운영하던 가구점에서 가구제작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아름다운 가구를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키웠다.

모두 22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그 꿈을 펴 보는 첫 개인전이다.

미술작품과는 달리 오랜 준비기간이 필요한 목공예작품 전시회는 그만큼 개최하기가 힘들다.

권씨는 “조형미와 실용성은 가구공예의 두마리 토끼”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가구제작에 한걸음 더 다가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28일까지 계속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