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레인저스, 우승 밑그림 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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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시즌 초반 "월드시리즈 우승이 목표다"라는 탐 힉스 구단주의 말은 그의 입을 떠나기가 무섭게 수 많은 조롱에 시달렸다.

타력의 보강만으로 우승할 수 없다던 주변의 조언을 무시한 레인저스의 앞날은 보나마나 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였다.

레인저스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비롯 캔 케미니티(애틀란타 브레이브스)·안드레스 갈라라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거포들을 영입하며 그런 의견들에 코 읏음을 쳤다. 그러나 자신감은 4월을 넘기지 못했다.

팀 역사상 최악의 4월 성적을 기록한 레인저스는 허겁지겁 물대포로 전락한 노장들을 팔아치웠고 로드리게스를 중심으로 새 판을 짜기 시작했다.

올시즌 레인저스가 가장 잘한일은 실패를 확인하고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시즌중반이 넘어서기 무섭게 새로운 팀을 만들기 시작한 레인저스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존 하트를 단장에 임명하고 전속 아나운서를 교체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런 상황에서 박찬호 영입이 갖는 의미는 단연코 우승이다.

타력의 팀이였던 레인저스는 언제나 포스트시즌 징크스에 시달려야 했다. 빈약한 투수력으로는 강팀들의 옷자락을 붙들기 힘들었고 질주하는 팀들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했다. 언제나 버텨주지 못한 것은 투수력.

박찬호의 영입은 레인저스의 숙원사업인 동시에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바람이다. 레인저스는 올 스토브리그에서 타력에선 칼 에버렛, 허버트 페리 등을 영입했고 데이브 버바, 존 로커를 로테이션에 추가하며 투수력 강화도 소홀하지 않았다.

박찬호가 1선발을 맡아준다면 확실히 투수력은 업그레이드 된다. 그러나 레인저스는 2002시즌 당장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은 아니다.

박찬호·릭 헬링·데이브 버바 만으로는 확실히 압도적이지 않다. 더군다나 올시즌 레인저스 라인업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신인선수는 카를로스 페냐·마이클 영·제이슨 로마노·행크 블레이락 등 특급 유망주들이지만 아직 기량이 완숙하지 못하다.

투수부문에서도 콜비 루이스·호아킨 베노이트·조바니 세데뇨 등이 로테이션에 합류해 기량을 발휘할 2년에서 3년후가 우승을 노릴 완벽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헬링의 내년시즌이 보장되지 않았고 이반 로드리게스와의 계약도 확실하지 않은 것은 분명 악재다.

그러나 2004년쯤의 레인저스는 두 선수가 없어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만한 전력을 갖출 수 있고 그 중심에 박찬호가 있다.

Joins 유효상 기자<chrys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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