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성상품화 논란으로 후끈

중앙일보

입력

휴식기에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때아닌 '성(性) 상품화' 논란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논쟁의 불씨를 지핀 것은 투어의 간판 선수 중 한명인 로라 디아즈(미국). 디아즈는 최근 한 인터뷰 석상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성 상품화에 너무나 소홀했다"며 "성적인 것은 잘 팔린다. 성을 상품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발언은 관계자들은 물론 다수 골프팬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 찬성하는 80년대 미녀 골퍼 잰 스테펀슨과 같은 이들은 디아즈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나섰다.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 16승을 거둬 재색을 겸비한 스테펀슨은 "세상에는 성상품화와 무관한 것이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실제로 스테펀슨은 1980년대 중반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도발적인 자세를 한채 달력 표지 모델로 등장, 지금과 똑같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인물.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운동 경기에서 실력보다 외모 등 다른 요인이 선수의 가치를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것. 두 주장이 현재는 막상막하로 상충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LPGA가 지금과 같은 사양길을 계속 걸어간다면 '섹스 어필론'이 차츰 힘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LPGA는 아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 박세리 등 그 어느 때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대거 등장, 경기의 흥미를 높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게 큰 고민거리다.

따라서 일부 관계자들은 많은 여성팬들이 스포츠에 관심이 없더라도 기량 못잖게 외모도 뛰어난 야구의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나 농구의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을 보려고 몰려드는 현상을 LPGA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배꼽티를 입고 뛰는 박지은 같은 선수가 많이 등장할 수록 남성팬들이 관심을 많이 갖게 되고 그에 따라 수준 높은 실력의 선수들도 자신의 기량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요지다.

결국 이들의 주장은 실력이 뒷받침되는 상태에서 약간의 섹스 어필이 더 많은 팬을 불러모을 수 있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생존 차원의 몸부림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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