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사태 파장… 한국엔 영향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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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사태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교역 및 투자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대한투신운용이 JP모건의 중남미펀드에 9천6백만달러(80%가 아르헨티나 채권 투자)를 가입한 것을 포함해 모두 1억2천만달러 정도다. 아르헨티나와의 교역규모는 연간 6억달러 정도로,전체 교역의 0.34%에 불과하다.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아르헨티나 사태 자체보다 이것이 브라질 등 인근 국가로 번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에는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이 현지 공장을 차리고 진출해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지 업체와 외상거래를 줄이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론 스페인과 미국의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 10월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은행이 아르헨티나에 대출해준 돈은 6백43억달러다. 스페인이 1백77억달러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미국으로 1백2억달러다.

만약 이번 사태가 페소화 평가절하까지 이어진다면 은행들의 대출금 회수는 불투명해진다. 이럴 경우 당사국들은 그만큼의 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권기수 전문연구원은 "미국의 전체 해외 대출규모에서 아르헨티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아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내년께 미국 경기가 회복돼 다시 투자가 활성화하면 상대적으로 국가신용도가 높은 한국.싱가포르 등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약간의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수현 기자 shinna@joongang.co.kr>

<아르헨티나 사태 일지>

▶2000년 3월=재정삭감 반대 노동자 파업,6월=유동성 위기 재발,IMF 지원 약속

▶2001년 3월=카발로 장관,경제개혁 추진,7월=불황.파업으로 외채 위기,10월=야당 페론당,상하원 장악,12월=개인 예금 인출 제한,IMF 13억달러 지원 거부,12월 19일=소요 확산.비상사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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