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효소 억제하면 암치료 확률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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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의 노화와 관계된 것으로 알려진 특정 효소를 억제하면 방사선이나 항암제를 이용한 기존 치료법의 효과가 10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원자력병원 분자종양학연구실 이기호 박사 연구팀은 염색체 끝부분의 텔로미어(telomere) 형성을 촉진하는 텔로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했을 때 항암치료 효과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기호 박사 연구팀은 동종 교배를 통해 텔로머라제를 합성하지 못하는 실험용 쥐들을 길러내고 이들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효과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텔로머라제를 억제한 쥐들은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생존 기간이 최고 10배까지 늘어났으며 방사선 치료를 했을 때도 생존 기간이 2배까지 늘어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동안 노화의 원인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텔로미어가 악성 종양 세포에서는 오히려 활성화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텔로미어를 이용한암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국내외에서 이뤄져 왔다.

이기호 박사는 "악성 종양 세포의 85%에서 텔로머라제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텔로미어 연구가 노화 분야 뿐 아니라 암 치료법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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