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고기’ 뒷다리 차인 네슬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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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8일(현지시간) 폴란드 스카리스체프 마시장에서 사육자들이 말을 끌어당기려고 애쓰고 있다. 3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최대 마시장 중 하나인 이곳에선 이날 폴란드의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말이 고기로 팔리는 데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스카리스체프(폴란드) 로이터=뉴시스]

유럽 전역에 걸친 말고기 파동이 세계 최대 식품업체 네슬레에까지 불똥이 튀는 등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네슬레는 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쇠고기 파스타 제품에서 말고기 DNA가 1% 이상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네슬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유통된 냉동 라비올리와 토르텔리니 등 2개 제품을 회수했으며 프랑스에 유통시킨 냉동 라자냐도 회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슬레는 “말고기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당국에 보고했다”며 “말고기 DNA가 나왔지만 식품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네슬레는 납품업체인 독일 쉬프케에서 공급받은 쇠고기가 문제라고 판단해 이곳에서 생산하는 쇠고기 제품 유통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자사의 모든 쇠고기 가공식품을 상대로 말고기 DNA 검출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네슬레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자사 제품이 말고기 파동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영국과 독일에서 조사를 강화하자 재빨리 조치를 내놓아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독일 최대 수퍼마켓 체인점인 리들도 핀란드와 스웨덴 매장에서 판매한 쇠고기 통조림에서 말고기가 발견돼 전량 회수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쉬프케가 세계 최대 쇠고기 기업인 브라질 JBS의 하청업체라는 점도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말고기 파동은 지난달 중순 아일랜드 식품위생 당국이 영국 수퍼마켓 체인에서 판매한 저가의 햄버거 패티에서 말고기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유럽 각국은 말고기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했지만 말 치료용 약이 해롭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소비자들의 신뢰는 급격히 추락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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