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자본
캐서린 하킴 지음
이현주 옮김, 민음사
432쪽, 1만6000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능이 많고 머리가 뛰어나며 좋은 교육도 받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40대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을까.
영국 런던 정경대의 사회학 교수인 지은이의 해석은 색다르다. 키 크고 잘 생긴데다 호리호리하고 건강해 보이며 옷까지 잘 입는다는 점이 오바마를 대통령의 만드는 결정적인 힘이었다고 주장한다. 사실 미 대통령은 대부분 키가 컸거나 최소한 라이벌보다는 컸다.
실제로 매력 있는 사람은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키가 크면 소득이 10~20% 늘어난다. 매력적인 남성은 평균보다 14~28%, 매력적인 여성은 12~20% 더 많이 번다. 비만일 경우 보통 체중인 사람보다 14% 수입이 적다. 전체 노동인구의 소득에서 10~20%는 외모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게 지은이의 설명이다.
이처럼 매력은 지성과 전문가로서의 지식, 그리고 경험까지 보완해준다. 주변 사람을 친구·연인·동료·고객·의뢰인·팬·유권자·지지자·후원자로 만든다. 이 때문에 사생활에서는 물론 정치·스포츠·예술·비즈니스에서도 더 많이, 더 빨리 성공을 거둔다.
지은이는 이를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라 명명했다. 아름다운 용모와 성적 매력에 자기표현 기술과 사회적 기술이 합쳐진 것을 가리킨다.
이젠 돈·지식·경험·인맥만 개인의 자본이 아니다. 자격증·경력 같이 ‘무엇을 아느냐’의 시대에서 네트워킹, 즉 ‘누구를 아는가’로 진화하더니 이젠 ‘어떤 매력이 있는가’를 따지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에 이은 인간의 4번째 개인 자산이 매력자본이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매력자본을 만들 수 있을까. 저자는 아름다운 외모, 성적 매력, 건강함· 유머가 섞여 나타나는 활력, 옷이나 헤어스타일, 향수를 포함한 사회적 표현력, 그리고 섹슈얼리티 6가지 요소가 결합돼 나타난다고 말한다. 매력은 주어진 게 아니라 가꾸기 나름, 즉 노력의 문제라는 것이다.
채인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