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신문 연예인 인권침해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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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문의 선정성 경쟁을 막기 위해 정부가저널리즘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선남 원광대 신방과 교수는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가 12일 오후 `연예인들의 인권을 다시 생각한다'란 주제 아래 개최한 공개토론회에서 "정부가 스포츠신문 선정성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탤런트 황수정양 마약복용 혐의사건이 일어난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의5개 스포츠신문 관련기사를 분석한 뒤 △냄비식 보도 △터뜨리기식 보도 △선정적보도 △극단적ㆍ과장적 보도 △추측ㆍ추론 보도 △성차별적 보도를 공통된 특성으로꼽았다.

"황수정-O양 `그 남자들' 묘한 인연"(스포츠조선) , "마약 의존 쾌락 탐닉…무너진 예진아씨"(굿데이) , "황수정 복잡한 사생활…일낼 줄 알았다"(굿데이) , "황수정의 남자들 어디선가 떨고 있다"(스포츠서울) , "섹스, 마약, 그리고 비디오테이프"(굿데이) , "황수정 성(性) 집착 의혹 증폭"(일간스포츠) 등의 제목으로 보도된 기사들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그는 스포츠신문의 모기업이 모두 주요 중앙일간지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사주들의 언론철학이나 경영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스포츠신문은 선정성 논쟁으로부터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스포츠신문 종사자들의 의식개혁을 유도하는 노력과 수용자에대한 미디어교육 강화를 촉구했다.

이동연 문화연대 사무차장은 "대중들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투영된 스타의화려한 생활을 동경하다가도 스캔들이 생기면 집단적인 정서적 폭력을 행사하며, 대중매체 역시 스타들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스캔들 이후에는 집요한 파파라치로 돌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현경, 백지영, 이태란, 심은하양 스캔들에서 보듯이 스포츠신문들은 사생활에 대한 집요한 추궁, 자의적인 사건 부풀리기,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선정적언어 사용 등으로 여성연예인에 대한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면서 "연예인노조가 여성단체나 문화단체와 연대해 권리 회복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울=연합)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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