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흥미로운 4강의 먹이사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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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상위권 팀들간의 초반 먹이사슬이 흥미롭다.

1∼4위 팀간의 2라운드 일정을 모두 소화한 13일 현재 단독 선두 인천 SK를 비롯해 공동 2위 대구 동양과 서울 삼성, 4위 안양 SBS는 서로 물고 물리는 천적 관계가 형성돼 있다.

특히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농구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시즌 순위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동양의 돌풍은 인천 SK만 만나면 조용히 비켜간다.

개막전에서 인천 SK에 패했던 동양은 전날 2차전에서도 시종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다가 종료 직전 문경은에게 통한의 역전 3점슛을 얻어맞아 분패,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동양은 4위 SBS에는 2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천적임을 과시했다.

빠르고 재치있는 가드 김승현이 이끄는 동양에게는 SBS가 자랑하는 철통같은 수비도 통 말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SBS는 지난시즌 챔피언 삼성에게 유일하게 연승을 거둔 팀으로 남아있다.

SBS는 부진에 빠져있던 시즌 초반 삼성을 발판으로 3연패에서 벗어났고 삼성이 4연승을 달리던 지난달 28일에도 77-76, 한 점차의 승리를 거둬 삼성의 자존심을 뭉갰다.

SBS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힌 삼성이 분풀이를 하는 곳은 엉뚱하게도 선두 인천SK. 지난달 13일 3연승중이던 인천 SK를 잡으며 시즌 처음으로 승률 5할을 맞추며 상위권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던 삼성은 지난달 25일에도 4연승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있던 인천 SK의 상승세를 잠재웠다.

1∼4위까지 1.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 올시즌 판도에서 어느 팀이든지 먼저 천적관계를 청산하는 쪽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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