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렬…이인호 대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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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3일 상오 해병대 사령부에 보고된 바에 의하면 주월청룡부대 제3대대 정보 장교 이인호 대위(36)가 지난 11일 하오 2시20분 「루이·호아」 지구 일대에서 벌어진 해풍 작전에서 1개소 대 병력을 이끌고 동굴을 수색하던 중 「베트콩」이 던진 수류탄을 가슴으로 막아 자신을 폭사하고 위기에 처했던 부하들의 생명을 건졌다.
이 대위는 이날 「베트콩」이 숨어 있다는 정보를 얻고 9중대 담당 지역 일대의 부락을 수색하던 중 여자「베트콩」 2명을 생포, 이들로부터 「베트콩」「아지트」의 위치를 알아내어 대나무 숲이 울창한 동굴을 발견했다.
이 대위는 즉시 각 분대별로 임무를 맡긴 후 자신은 제3분대장 김창옥 하사 등 1개 분대를 이끌고 직접 동굴 깊숙이 들어가 적정을 탐색하면서 적이 남기고 도주한 것으로 보이는 수류탄 3발, 구급낭 1, 포탄 1, 소화기 실탄 1백37발, 권총 실탄 6발을 노획하고 하오 2시20분께 다시 소대 병력을 지휘하여 동굴속 5「미터」지점까지 탐색하던 중 굴속에서 갑자기 수류탄 1개가 날아오자 이를 재빨리 집어 굴 안쪽으로 되던져 위기를 면했으나 재차 날아온 또 한 개의 수류탄을 붙잡아 다시 던질 시간이 없게 되자 이 대위는 부하 사병들을 엎드리게 하고 자신은 가슴에 수류탄을 안고 장렬하게 죽어 갔다.
이 작전이 끝난 뒤에 확인한 결과 이 대위가 던진 수류탄에 맞아 「베트콩」이 즉사했었다.
이 대위의 고향은 경북 청도읍 고수동. 농사를 짓는 아버지 이용달(67)씨와 부인 이경자씨 그리고 장녀 선옥(7)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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