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대형트레이드 앞두고 고민중

중앙일보

입력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대형 트레이드를 추진중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고민에 빠져 있다.

삼성은 SK 와이번스와 5-2 트레이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난 양준혁 영입 등 굵직굵직한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예년과 달리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SK의 '빅딜'은 양 구단이 원칙론에는 합의했으나 세부 사항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은 김응용 감독과의 불화로 더이상 달구벌에 머물기 어려운 대형타자 김기태를 포함해 2루수 정경배, 투수 이용훈 등 5명의 선수를 주는 대신 SK의 특급 용병인 브리또, 좌완 투수 오상민과 현금을 받기로 합의한 상태.

그러나 삼성이 내보내는 5명의 선수 중 김기태, 정경배, 이용훈은 결정됐지만 나머지 2명을 놓고 SK와 입씨름중이고 받아야 될 금액을 놓고도 줄다리기를 벌이고있다.

이와관련, 안용태 SK 사장은 "트레이드의 기본 방향에 대해서는 양측이 합의한 만큼 2-3일내로 최종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혀 양측이 막판 진통속에도 트레이드가 성사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삼성은 SK와의 대형 트레이드가 마무리되는 즉시 FA 양준혁 영입 작전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 또한 혼선이 거듭될 전망이다.

원 소속구단인 LG에 자신의 몸값으로 36억원을 불렀다가 거절당했던 양준혁은 연봉을 하향 조정할 자세를 보였으나 삼성은 LG에 지불해야하는 이적료 12억원을 포함하면 40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해야 한다.

때문에 삼성은 김응용 감독의 양준혁 영입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단 안팎에서 그만한 출혈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만만찮게 대두되고 있다.

목하 고민중인 삼성은 양준혁 영입의사를 밝힌 지 열흘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여론 파악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는 형편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맺힌 한을 풀기 위해 매년 겨울마다 막강한 재력을 앞세워 특급선수들을 싹쓸이했지만 올 스토브리그에서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한 탓인지 움츠러드는 모습이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