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핸드볼] 한국, 노장 공백 약점 노출

중앙일보

입력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이 제15회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노장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약점을 드러내며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주포 이상은과 김향기, 최고의 수문장 오영란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한국은 지난 8월 서울컵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임정, 문필희 등 신예들로 팀을 물갈이하고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조 4위로 힘겹게 16강에 올랐으나 지난 대회 챔피언 노르웨이에 패해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당초 이번 대회 성적보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겨냥한 경험쌓기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세계 강호들을 맞아 전반을 앞서다가 후반에 역전당하는 경기 운영미숙과 특정 포지션에서 득점력이 떨어지는 등 불안감을 노출했다.

주니어대표팀에서 곧바로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문필희는 플레이메이커격인 센터백을 맡았지만 과거 레프트백과 센터백을 오가며 노련한 플레이를 해 주었던 이상은의 활약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이 자리는 이윤정이 주로 맡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지만 왼쪽 공격루트는 철저히 봉쇄당해 최임정의 오른쪽 공격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한 오영란이 빠진 골키퍼진의 부진은 한국특유의 속공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게 했다.

장소희와 우선희는 거의 100%에 가까운 속공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골키퍼가 상대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 시도 횟수는 경기당 2-3차례에 불과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일천한 이남수, 문경하는 골키퍼 방어율에서 30%를 밑돌아 과거 40%에 가까운 방어율을 보였던 오영란에 훨씬 못미쳤다.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예산 부족으로 전지훈련을 통한 상대팀의 전력 분석이 제대로 되지 못했고 노장들의 부상으로 팀 구성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고충을 털어놓았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새로 발탁된 신진들이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3년 뒤 올림픽 무대에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정형균 전 대표팀 감독을 영입한 중국이 예상을 뒤업고조 3위로 16강에 진출하는 막강한 전력을 과시해 내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후보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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