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상품권 45억원 직원에게 지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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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사장 이상철)가 창립 20주년 기념품으로 전사원들에게 분사 예정인 자사 인터넷 쇼핑몰의 상품권을 대량으로 지급, 분사를 염두에 둔 `사전 밀어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12일 "회사측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창립기념일을 맞아 전사원들에게 1인당 10만원권의 바이엔조이 상품권을 지급했다"고 밝히고 "바이엔조이는 올연말에 분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임직원이 총 45만여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지급된 바이엔조이 상품권은 총 45억원어치로 바이엔조이의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인터넷 쇼핑몰 업계의 관계자는 "KT와 같은 공룡기업들이 자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판촉활동을 벌이는 등 외형공세로 인해 인터넷 쇼핑몰 업계의 시장규모와 시장파워가 왜곡되고 있다"면서 "이는 신규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만들고 공정경쟁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바이엔조이가 올 연말 분사예정인 사업부문인 점을 감안하면 분사에 앞서 해당 사업부문에 대한 사전 지원행위"라면서 "이는 일반 인터넷 쇼핑몰과의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바이엔조이의 매출규모는 비교적 크지만 임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판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일부 사원들은 "10만원권으로 바이엔조이에서 살만한 물건이 없다"며 시큰둥한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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