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석의그린세상] PGA직행길과 우회길

중앙일보

입력

LPGA와 시니어PGA투어에 이어 PGA투어도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퀄리파잉스쿨(이하 Q스쿨) 최종예선을 마지막으로 올시즌 공식 일정을 마쳤다.

이제 남은 대회는 이벤트성 대회뿐이다. 성적에 관계없이 유명선수들의 ‘용돈벌이’ 행사들만 내년시즌 개막까지 열리게 된다.

이번 Q스쿨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필립스 고교에 재학중인 17세 타이 트라이언에게 온통 관심이 쏠렸었다.

트라이언은 지난 3월 혼다클래식 월요예선을 거쳐 대회 44년만에 최연소로 컷오프를 통과하며 공동 39위를 기록했고 7월 BC오픈(공동 37위)에선 1라운드 선두에 나서는 돌풍을 일으키며 ‘백인 타이거 우즈’란 닉네임도 얻었다.

이후 트라이언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프로 전향을 선언하며 캘러웨이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Q스쿨 1, 2차예선을 가뿐히 통과한 트라이언은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Q스쿨 최종예선 5라운드까지 50위권에 머물렀으나 마지막날 강풍에도 불구하고 보기없이 66타를 치며 합계 18언더파 414타 공동 23위로 35위까지 주어지는 PGA 풀시드를 최연소로 획득했다.

물론 트라이언의 투어 데뷔는 PGA투어의 만18세 이상만 프로에 데뷔하는 규정으로 내년 6월3일 이후에나 가능하다.

지난 3월 깨끗한 얼굴로 소년티를 벗지 못하던 트라이언은 8개월만에 여드름꽃이 무성한 청년으로 성장해 마침내 투어 입문을 이루었다.

반면 20여명의 한인 골프 꿈나무들도 Q스쿨에 도전했으나 1차예선과 2차예선에서 줄줄이 떨어지고 이한주(23)만이 외롭게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이한주 역시 초반부진으로 PGA투어 입문에 실패했고 36위부터 85위까지 주어지는 바이닷컴투어 풀시드도 따내지 못했다.

다만 바이닷컴투어 조건부 시드권자로 내년시즌 2부 투어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한주는 2부 투어에서 내년시즌 상금랭킹 30위에 진입할 경우 PGA투어에 직행할 수 있다.

‘준비된 골퍼’로 PGA에 입성하기 위해서라도 2부 투어가 이한주에게 더없이 소중한 경험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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