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전력분석] B조-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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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인종차별정책이 폐지된 92년국제무대에 복귀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저력을 바탕으로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96년 아프리카 최강을 가리는 네이션스컵대회에서 검은 대륙의 `양대산맥' 카메룬과 나이지리아를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이어 98년에 준우승, 2000년에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사상 첫 본선무대였던 98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덴마크,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기고도 우승국 프랑스에 0-3으로 패해 16강에 나가지 못했으나 아프리카의 탄력과 유럽의 기술이 혼합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2006년 월드컵 개최를 놓고 독일과 경쟁했지만 탈락한 남아공은 FIFA가 대륙별순회개최의 합의사항을 따를 경우 2010년에 대망의 월드컵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종예선을 앞두고 트로트 몰로토 감독이 미덥지 않자 포르투갈과 아랍에미리트연합 사령탑을 맡았던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로 교체하는 등 축구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 또한 대단하다.

11월의 FIFA 랭킹은 34위. 전력은 흑,백간 조화에 힘입은 기술과 조직력을 지녀 전체적으로 중량감이 있다는 평가다.

'98월드컵 때까지만 해도 수비수 피시 등 백인 선수들이 팀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흑인 선수들이 `실력'을 앞세워 대세를 이루고 있다.

숀 바틀레트, 베네딕트 매카시, 필레몬 마싱가 등 유럽 빅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중인 `삼각 편대'를 비롯한 주전 대부분이 흑인인 탓에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 축구'의 모습을 띠고 있다.

이들 가운데 프랑스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2골을 넣고 지난해 네이션스컵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오른 바틀레트는 팀에서 가장 경험이 풍부한 아프리카축구의 기수다.

▲기본 포메이션 및 전술

`아이들' 또는 `소년들'이라는 의미의 `바파나 바파나' 군단으로 불려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본 포메이션은 정통 유럽식 힘의 축구인 4-4-2.

전 선수가 상대를 압박하는 공격과 상대가 공을 잡는 순간 모든 선수가 수비로 신속하게 전환,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압박을 가하는 형태의 네덜란드식 토털사커를 지향한다.

그러나 정통의 유럽 강호들이 공수 양면에서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공격 지향의 4-4-2 전술을 쓰는 것에 비하면 아직 조직력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다소 어설픈 수준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번 월드컵 예선 6경기에서 평균 2골에 못미치는 10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실점이 3골에 불과할 정도로 수비진은 의외로 탄탄하다는 평가.

▲이 선수를 주목하라

남아공의 공격을 이끄는 '쌍두 마차'는 숀 바틀레트(28.찰튼 어슬레틱)와 필레몬 마싱가(32.바리).

바틀레트는 98년 프랑스월드컵 1차예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 세계 축구의 주목을 받았던 선수로 지난해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는 5골을 기록하고 득점왕에 올랐다.

95년 4월 국가대표로 데뷔했고 2000년에는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로 뽑히는 등 전성기를 맞고 있다.

마싱가는 백전 노장답게 팀의 지주 역할을 하는 선수로 '98-'99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1골을 뽑아내 팀의 주포로 부상했으나 다음 시즌에는 부상으로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최근까지 부상 후유증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선수.

특히 이들 두 쌍두마차에 베네딕트 매카시(셀타비고)까지 가세한 남아공의 `공격 삼각 편대'는 이번 예선에서 팀의 무패행진(5승1무)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이밖에도 대부분 선수들이 잉글랜드와 스페인, 독일 등 유럽에서 뛰고 있을 만큼 선수 개인 기량면에서는 세계 수준에 근접했지만 조직력에서는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월드컵 예선 성적

'98대회에서는 2무1패를 기록,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온 남아공 축구는 이번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손쉽게 본선 티켓을 손에 넣었다.

최종예선 6경기 성적은 5승1무.

지난해 9월부터 포르투갈 출신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취임한 이후 백인과 흑인이 조화를 이룬 팀으로 거듭나 흑백갈등과 인종차별의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올 A매치 전적에서는 7승4무4패로 다소 높은 승률을 보이기는 했지만 비아프리카권 국가와의 A매치 경험 부족이 전술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3년간 FIFA랭킹에서 30위권을 벗어나지 않았고 올 1월에는 사상 최고인 19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남아공은 어떤 나라
인구= 4천342만명
면적= 121만9,090㎢
공용어= 영어
1인당 국내총생산= 6,900달러
FIFA랭킹= 34위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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