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상철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이상철 사장은 12일 회사 이름을 영문으로 알기 쉽게 바꾼 것을 계기로 KT를 '월드클래스 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왜 바꿨나.

"70여년 동안 써온 전화국이란 이름은 좋은 브랜드다. 하지만 KT가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탈(脫)전화''탈 유선'이 돼야 한다. 초고속 인터넷(ADSL) 분야를 2년 만에 세계 1위로 키운 것처럼 KT의 역량을 유.무선 통합에 집중하면 이른 시일 내에 초우량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직원들의 반응은.

"사내 직원과 고객들을 대상으로 폭넓은 설문조사를 했다. 각각 70%.60%가 바꾸는 것이 좋다고 했다."

-KT그룹이 됐는데 본사와 자회사간에 시너지 효과를 높일 방안은.

"본사와 자회사가 유.무선 사업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 우선 포털 등 인터넷 사업을 모두 KT하이텔에 넘기기로 했다. 또 KTF(2세대 이동전화)와 KT아이컴(3세대 이동전화)간의 업무중복 문제도 이번주 중 해결할 계획이다. 본사 임원이 언제라도 자회사에 가서 일하는 등 인적 교류도 활성화하겠다."

-KT의 조직문화가 여전히 관료적이라는 말이 많다.

"한통이 우월적 지위에 있는 분야에서는 관계자들이 횡포를 부릴 수 없도록 대폭 사규를 정비하고 공정한 룰을 도입했다. 문제는 KT 내에 상존한 지시.복종 문화와 무기력감이다. '젊은 경영자회의' 등을 신설해 밑에서부터 좋은 의견이 나오도록 유도하겠다."

-민영화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정부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는데.

"현재 정부 보유지분이 40.1%다. 자사주 매입.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 내년 6월로 예정된 민영화 일정을 맞추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본다. (10% 안팎의)자사주 매입은 정부와 협의해야 하지만, 연내에도 가능하다고 본다."

-정부와의 관계 설정은.

"정부가 통신시장에 경쟁을 도입하는 데는 찬성한다. 하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형식이어서는 안된다. 주요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를 해야 한다."

-사장이 정치인 출신이어서 KT가 정치바람을 탈 것이라는 우려가 늘 있는데.

"내가 남기고자 하는 이름은 분명 정치인은 아니다. 전문경영인이 목표다."

하지윤 기자 hj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