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 생물보호 2억6천만불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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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정년 퇴직한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72.사진)는 요즘 돈 쓰는데 정신이 없다. 그냥 마구 소비하는 게 아니라 베푸는 일이다.

두달전 그는 모교인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대학기부금으론 사상 최대인 6억달러를 내놓은데 이어 9일엔 멸종위기의 생물 보호를 위해 2억6천1백만달러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영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모두 53억달러로, 미국내 29위 갑부다.

무어의 이번 기부금은 워싱턴 소재 환경보호단체인 컨서베이션 인터내셔널(CI)이 추진 중인 3백10억달러 규모의 생물 보존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CI는 이 프로그램에 따라 세계 3대 우림지역인 아마존.뉴기니.콩코 등을 비롯한 전세계 25개 지역의 자연생물을 보호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외신들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회장이 지난 6월 에이즈 퇴치기금으로 1억달러를 내놓은 것이 면역학 연구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무어의 이번 기부가 멸종위기의 생물보호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어는 반도체 칩의 처리속도가 약 18개월마다 두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1968년 앤디 그로브와 인텔을 같이 창업한 뒤 75~87년 최고경영자(CEO)를 지냈으며 이후 97년까지 회장을 역임했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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