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연세대에 100억대 기부 김순전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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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00억대 재산을 연세대에 기부한 김순전(사진) 할머니가 10일 세상을 떠났다. 90세.

 병원 측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보름 전 대퇴부 골절로 입원해 치료받던 중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8월 연세대를 찾아 서울 중곡동 자택과 숭인동·능동·공릉동의 주택과 상가 등 부동산 4건의 소유 지분과 예금을 쾌척했다. [중앙일보 2012년 9월 4일자 35면]

 황해도 출신인 김 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남편과 함께 이불 하나만을 갖고 내려왔다고 한다. 이후 갖은 장사를 하며 사 모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 지난해 기부 당시 재산이 100억원대가 됐다. 김 할머니는 당시 “60여 년간 매일 같이 4~5개 버스정거장을 걸어 다니며 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굶기를 밥 먹듯 하며 평생 열심히 살았지만 못 배운 게 끝내 한이 됐다”며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내가 공부하는 것과 똑같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김 할머니의 뜻에 기꺼이 동참했다. 연세대는 김 할머니의 이름을 따 ‘김순전 장학기금’을 만들었다. 이 장학기금은 올 1학기부터 운영될 예정이며 현재 선발 인원과 규모를 논의 중이다.

 유족은 아들 강재곤(46)씨가 있으며 장례예배는 13일 오전 8시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지 . 02-2227-7580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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